[컨페드컵] 프랑스-일본 '이번엔 어떨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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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프랑스는 우리에게 갚아야 할 빚이 있다. 이번 결승전은 설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 -일본 트루시에 감독.

"일본은 훌륭한 팀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승하러 왔다. " -프랑스 르메르 감독.

이번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프랑스가 우승하면 98프랑스월드컵과 2000유럽선수권대회에 이어 세계 메이저 3개 대회를 제패하게 된다. 지난 3월 프랑스와의 파리 친선경기에서 0 - 5로 대패해 자존심이 구겨졌던 일본은 설욕과 함께 첫 세계 정상 등극을 노린다.

두 팀 모두 탄탄한 조직력이 돋보여 일단 팽팽한 경기가 예상되지만 의외로 일방적인 경기가 될 수도 있다.

결승까지 오른 일본의 선전은 놀랍지만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위와 44위가 말해주듯 프랑스가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다.

비록 지단.앙리 등 주전선수 5명이 빠졌지만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프랑스의 플레이는 세계 최강이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좌우 윙 윌토르와 조르카에프, 미드필더 피레스.카리에르.비에이라의 파괴력은 출전국 선수 가운데 단연 돋보인다.

이들은 예선 세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한 막강 브라질 수비진을 상대로 6~7차례 완벽한 득점 찬스를 이끌어 냈다. 최전방 공격수 아넬카마저 부진을 털고 일어선다면 일본의 수비진이 막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리자라쥐.사뇰.드사이.르뵈프.실베스트르 등이 포진한 포백은 '철옹성' 이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호주와 브라질에 각각 한 골씩 허용했지만 일본 공격진이 과연 철벽을 뚫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본으로서는 6만여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에 힘입을 수 있는 홈경기다. 결승까지 오르며 욱일승천하는 기세인 데다 패하더라도 별로 손해볼 게 없어 편안하게 싸울 수 있다.

일본은 참가팀 중 유일하게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철벽 수비가 믿음직하다. 골키퍼 가와구치는 최상의 컨디션이며 상대 공격을 무력화하는 일자 수비는 거의 완성단계에 들어섰다. 르메르 감독도 "일본 축구는 발전의 길로 들어섰고 성장속도가 굉장히 빠를 것" 이라며 일본과의 결승전을 "브라질과의 준결승보다 더 어려운 경기" 로 예상했다.

그러나 팀의 주축 나카타가 이탈리아로 돌아가고, 호주와의 준결승에서 너무 힘을 뺀 게 걸린다. 일본은 폭우 속에서 호주와 경기를 치르느라 악전고투했다. 더구나 한 명이 퇴장당하는 바람에 체력 소모가 컸다. 새로운 공격 병기인 스즈키가 호주전에서 퇴장당해 출전하지 못하는 것도 전력 손실이다.

요코하마=정영재 기자

사진=장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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