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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입차 CEO들 "게 섰거라 일본·독일차"] GM코리아 김근탁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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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미국 차가 덩치만 크고 연비 효율이 낮다는 고정관념부터 파괴하라." 외환위기 이후 수입차 시장에서 밀려난 미국산 차들이 권토중래 기회를 엿보고 있다. 국내 수요에 맞춰 차 크기는 줄이고 편의장치는 늘렸다. 잠재적 고객층이 가격 대비 품질을 따지는 합리적인 소비를 시작하면 제2의 전성기도 멀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GM코리아와 포드코리아 지사장을 만났다.

-GM코리아의 주력 판매 차종은 무엇인가.

"캐딜락과 사브가 중심이다. 캐딜락은 미국산이고, 사브는 스웨덴 차다. 사브는 엔진 크기가 작지만 터보 성능이 뛰어나 추진력이 강한 차로 평가받고 있다."

-캐딜락은 명성에 비해 국내에선 맥을 못 추고 있다.

"흔히 세계 3대 명차로 롤스로이스.벤츠.캐딜락이 꼽힌다. 캐딜락은 국내 1호차인 조선 말 순종황제의 의전차량이었고, 지금도 한국 대통령이 타고 있다."

-미국차는 외환위기 전까지 국내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는데.

"당시에는 월 200대 이상의 미국 차가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였다. 아쉽게도 외환위기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사람들이 미국 차 고객이었다. 외환위기가 미국 차의 쇠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 수입차가 언제쯤 전성기를 재현할 수 있다고 보나.

"외환위기 이후 구매력을 유지한 최고 부유층이 수입차 시장을 여전히 주도하고 있다. 이는 벤츠와 BMW 같은 프리미엄급 수입차 대부분이 풀 옵션을 장착하고 수입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미국 차들은 아직 고전하고 있다."

-캐딜락 등 미국 차의 장점은.

"2차 오일쇼크 후 차 디자인의 세계적인 추세는 각진 형태에서 유선형의 둥근 모양으로 바뀌었다. 연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유선형의 차체는 실내 공간이 좁아지는 게 단점이다. 요즘은 기술이 발전해 유선형을 고집하지 않더라도 연비를 높일 수 있다. 상대적으로 각진 형태의 미국 차들은 실내 공간이 넓고 안락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에서 누구를 판매 타깃으로 잡고 있는가.

"손가락에 비유한다면 첫 번째, 두 번째 손가락의 고객은 벤츠나 BMW를 구입할 것이다. 우리 고객은 세 번째 손가락에 해당하는 계층이다. 실용적인 소비를 하는 젊은 부유층들이다. 차 가격이 연봉의 30%를 넘지 않는 차를 선택하는 미국식 실리주의가 몸에 밴 사람들이다."

-미국 수입차들의 마케팅이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데.

"캐딜락은 주로 미국에서 팔리는 차다. 수출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10년 전부터 이런 전략이 수정됐고, 차량 형태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고전적인 캐딜락은 차체가 크고 편의시설이 운전석 중심으로 돼 있었다. 지금은 차량 크기를 줄이고 편의시설도 뒷좌석 등 차량 전체로 확대했다."

-새로운 비밀병기가 있는가.

"내년부터 스타크래프트 밴형의 컨버전 밴과 스포츠 카를 추가로 들여온다. 라인업 확충을 위해서다. 승용차 모델도 좀더 들여올 계획이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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