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동분쟁 종식 '미첼보고서'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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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민간인 시설에 대한 공격으로 중동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국제조사위원회가 분쟁종식을 위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또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국제조사위원회 보고서의 제안을 수용한 성명을 발표하고 중동사태를 중재할 특사를 임명, 그동안 중동문제에 소극적이었던 미국의 조지 W 부시 신 행정부가 적극 개입에 나섰다.

◇ 미첼 보고서=조지 미첼 전 미 상원의원이 이끄는 국제조사위원회는 21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에 폭력사태의 즉각적인 전면 종식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특히 팔레스타인 측에 테러 관련자들을 즉각 구속수감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이스라엘에 대해선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즉각 동결하라고 촉구했다.

미첼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양측에 즉각 조건없이 폭력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며 "이를 위해 이스라엘 정부는 모든 정착촌 건설을 중단하고 팔레스타인은 최선을 다해 테러리즘과 싸워야 한다" 고 말했다.

이 위원회는 "8개월에 걸친 양측의 유혈 사태로 5백명이 사망했다" 며 "이를 끝내는 데는 신뢰회복이 필수적이며 냉각기간이 즉시 시작돼야 한다" 고 주장했다.

미첼위원회는 가장 골치아픈 문제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의 이스라엘 유대인 정착촌 건설에 대해 이를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보고서는 또 이스라엘 군에 비무장 시위대에게 치명적이지 않은 무기를 사용할 것을 요구했으며 팔레스타인도 자국민이 이스라엘 초소를 향해 총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첼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휴전을 중재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해 만들었으며 중동사태의 원인을 조사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왔다.

보고서는 특히 8개월에 걸친 중동유혈 사태의 발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지난해 9월 아리엘 샤론 현 이스라엘 총리의 예루살렘 회교사원 방문에 대해 "현재 벌어지고 있는 폭력사태의 직접 원인은 아니다" 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샤론의 방문 시기가 매우 나빴으며 충분히 그 결과를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이뤄진 것이었다" 고 지적했다.

◇ 미국의 입장 발표〓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미첼 보고서의 발표에 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중동사태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입장을 발표했다.

파월 장관은 양측의 신뢰 회복을 위한 휴전 선언, 냉각기간 유지, 대화 재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미첼 보고서를 수용한 것이다.

미 언론들은 부시 행정부가 전임 클린턴 행정부에 비해 중동사태의 악화에 대해 지난 몇달 동안 방관자적 입장을 취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나 오랫동안 중동정책을 재검토한 끝에 양측에 비공식 교섭확대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했다. 파월 장관은 22일 시작되는 아프리카.유럽 순방 말미에 중동을 방문하거나 순방기간에 양측 지도자들을 만날 가능성도 있다고 관리들은 전망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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