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520만명 홍역 일제 예방접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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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홍역 확산을 막기 위한 범국가적 예방접종이 21일 전국 초.중.고교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국립보건원(http://dis.mohw.go.kr)은 21일 하루 동안 전국 3백44개 초.중.고교생 17만여명을 대상으로 홍역 예방접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6월 30일까지 전국 9천9백여개 초.중.고교의 초등학교 2학년에서 고교 1학년까지 5백90만명 중 4~6세 때 해야 할 홍역 2차 접종을 하지 않은 5백20만명에게 무료 접종이 실시된다.

이를 위해 국립보건원은 지난 3월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을 통해 홍역과 풍진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MR백신(인도산) 6백80만명 분량을 수입했다.

접종기간에 공중보건의와 보건소 의사.자원봉사자 등 9백여명의 의사와 2천여명의 간호사가 각급 학교에 파견된다. 국가가 나서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대규모 예방접종 사업을 벌이는 것은 집단 휴교와 격리 치료 등 갖가지 방역 조치에도 불구하고 홍역이 수그러들지 않기 때문이다.

공기를 통해 전염되는 홍역은 고열과 기침, 피부 및 구강 내 반점 증세를 보이는 바이러스성 질환. 지난해 4월 3백30명에게서 발병한 이래 지금까지 5만1천여명의 어린이가 감염되는 등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홍역은 생후 12~15개월 때 실시하는 1차 접종만으론 예방 효과가 작은 것으로 밝혀져 4~6세 때 2차 접종을 받도록 1997년 접종 지침이 변경됐다.

그러나 학계와 관계 당국이 학부모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못한 데다 백신 공급량 부족으로 국내 청소년들의 2차 예방접종률이 40%에 불과하며, 이것이 홍역 유행의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국립보건원 이종구 방역과장은 "홍역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2차 접종률을 95%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며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홍혜걸 기자.의사

사진=김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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