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이세돌은 ‘신안’가고 팀은 9개로 늘고 바둑 팬들은 설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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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리그가 시작된다. 각 팀은 선수 선발 준비에 바쁘다. 사진은 지난해 개막식에 모인 주장들. 왼쪽부터 최철한, 원성진, 목진석, 박영훈, 강동윤, 이창호. [바둑TV 제공]

KB국민은행을 메인 스폰서로 하는 2010한국바둑리그가 지난해 7개 팀에서 9개 팀으로 늘어나 팬들의 기대를 부풀게 하고 있다. 포스코켐텍과 CJ인터넷에 이어 충청북도가 새로 들어왔고 바투가 빠졌다.

화제의 주인공 이세돌 9단은 드디어 신안 팀으로 간다. 이세돌을 향한 신안군(군수 박우량)의 절절한 구애가 천신만고 끝에 성공을 거둔 셈이다. 1지명자는 신생 팀에 우선권이 주어져 왔으므로 랭킹 1위 이세돌은 법대로 하면 신생 팀 몫이지만 다른 팀들이 이세돌 9단과의 특수 관계에 대한 신안군의 읍소를 만장일치로 받아들여 신안 행이 결정됐다. 전국 재정 자립도 꼴찌인 신안군은 국내 1004개 섬 중 하나인 비금도 출신의 바둑 천재 이세돌 9단을 앞세워 신안군의 풍광과 천일염을 홍보한다는 전략 아래 지난해 신안태평천일염이란 바둑 팀을 창설했고 이세돌 9단을 지명했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이 한국리그 불참을 선언하며 큰 파장이 일었고 이 파장은 계속 번져 ‘이세돌 휴직 사태’라는 한국 바둑계 초유의 사건으로 이어졌다. 하나 신안군은 포기하지 않고 올해 1월 이세돌 9단이 복귀하자 이세돌의 친형 이상훈 7단을 감독으로 영입하는 등 공을 들여왔고 그것이 결국 결실을 맺은 것이다(※이세돌 9단은 복귀 이후 9연승을 달리고 있다).

새로 한국리그에 참여한 포스코 켐텍은 포스코 계열사로 내화재 생산업체다. 지난해 신안 팀 감독이었던 이홍열 9단이 감독을 맡았다. CJ그룹은 바둑TV가 속해 있는 온미디어를 인수하며 새롭게 바둑과 관계를 맺었다. 팀 명은 넷마블로 정했고 감독으로 양건 8단을 영입했다. 충북은 도내 건국유업의 협찬을 받아 팀 명을 충북건국우유로 정했고 감독은 김영환 9단이 내정됐다. 충북은 신안군과의 레벨 문제로 고심했으나 열렬한 바둑 팬인 정우택 지사가 최종 결론을 내렸다는 소식이다. 도의회 통과를 남겨두고 있으나 프로스포츠 팀이 없는 충북이기에 큰 반대는 없을 것이란 소식이다.

선수 사전 지명식은 29일 열린다. 각 팀이 기존 선수 중 놓치고 싶지 않은 2명의 선수를 선발한다(신생 팀은 해당 없다). 이 자리에서 신안 팀의 이세돌 9단 영입이 확정되는데 신안 팀은 그 조건으로 2명의 지명권을 포기했다. 본격적인 선수 선발은 4월 21일 오후 4시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리는 KB국민은행 2010 한국바둑리그 개막식에서 함께 시행된다. 시간규정도 올해 약간의 변동이 있다. 제한시간 없이 30초 초읽기 10회가 주어지던 것이 올해는 40초 5회로 바뀐다. 5판 중 한 판은 장고 바둑인데 제한시간 1시간은 같고 초읽기에서 30초 5회가 40초 5회로 바뀐다. 30초에서 40초로 바뀐 것은 ‘약간의 여유’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초속기임에 틀림없어 노장들의 고전이 예상된다. 각 팀은 일찌감치 선수 선발을 위한 정보 수집에 들어갔다. 한국리그 54명의 선수는 랭킹 30위 이내와 예선 통과자, 그리고 각 팀이 랭킹 밖에서 마음대로 뽑을 수 있는 자율 지명선수 등으로 구성된다. 예선전은 4월 8~12일 열린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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