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불임환자 세포질 이식은 임신성공률 높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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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중앙일보 9일자 1면 머리기사로 보도된 유전자 혼합임신 문제에 관해 직접 시술을 담당했던 의사로서 견해를 밝히고 싶다. 불임여성 중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나이든 여성들은 난자의 노화현상으로 시험관 아기 시술 때 극히 성공률이 낮다.

이런 여성들은 임신을 위해 다른 여성의 난자를 남편의 정자와 수정시킨 후 자기 자궁에 이식받는, 이른바 난자공여 시술을 받는다. 그러나 이는 윤리적 논쟁뿐 아니라 태어날 아이의 친권문제를 일으킨다. 자기를 쏙 빼닮은 아기를 낳으려는 욕구도 채워주지 못한다.

반면 건강한 다른 여성으로부터 난자의 세포질만을 이식받고 자기의 유전형질은 그대로 유지하는 세포질 이식은 휴머니즘적 시도다. 이 방법은 임신 성공률을 높이고 윤리적 논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생명복제나 핵치환처럼 표현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는 불임환자들과 현장에서 동고동락하는 의사로선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동시에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신기술을 외면할 이유가 없다.

이성구.대구마리아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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