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을 살리자 2부] 5. 인천 송도 신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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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인천 동춘동 송도유원지 앞바다에는 최근 6년여 사이에 1백76만평의 땅이 새로 생겼다. 인천시는 지금도 바다를 메우는 공사를 계속해 이 일대의 바다를 2011년까지 서울 여의도 면적의 여섯배인 5백35만평의 육지로 만드는 것을 추진 중이다.

인천시가 지역경제의 핵심산업을 기존의 자동차.기계에서 정보기술(IT)로 개편하기 위해 조성 중인 미래형 산업단지 현장이다.

'송도 정보화 신도시' - .

인천시는 이곳을 정보기술업체와 연구시설, 주거.상업지구가 조화된 국제적인 텔레포트(Tele-port)로 만들어 인천공항(Airport).인천항(Sea port)과 함께 트라이포트(Tri-port)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전체 3단계 공사 중 첫 단계인 2.4공구의 매립공사가 완료돼 도로.상수도.전기.통신망 등 기반시설 설치공사가 진행 중이고, 지난 3월 7일에는 전체 프로젝트의 상징인 산학 벤처연구시설 테크노파크가 착공됐다.

미국의 컴퓨터 정보통신분야 권위지인 '와이어드' 는 지난해 7월 인천 송도정보화신도시를 세계 33위, 아시아 8위의 IT도시로 선정해 이곳에 투자하는 것은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아직은 기업들의 참여가 부진한 데다 총 2조1천억원이 넘는 투자비 조달도 난제여서 일각에서는 사업계획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사업 계획=1994년 착공돼 지난해 1월 매립이 완료된 2.4공구에 이어 현재 1공구(1백30만평)의 매립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003년까지 1.3공구(2백7만평) 공사를 마무리하고 2011년까지 5.6공구(1백52만평)를 완료할 계획이다.

바다 매립과 호안 축조에 4천6백30억원, 도로.상수도.통신망을 비롯한 도시기반시설 공사에 1조6천6백70억원 등 2조1천3백여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소프트웨어 및 정보통신서비스, 전자.정보기기, 생물.신소재 등 첨단 분야의 업체 2천1백여개를 입주시킨다는 계획이다.

단독.공공 주택단지(1백만평)와 상업.국제금융단지(70만평)가 조성되며 컨벤션센터와 국제비즈니스센터 등이 입주하는 국제교류전시타운(30만평)도 들어선다.

이 중에서도 핵심은 2.4공구 내 1백6만평에 조성되는 '송도지식정보산업단지' (송도 미디어밸리).

이 곳은 ▶소프트웨어 파크 20만평▶테크노 파크 35만평▶미디어 아카데미 20만평▶멀티미디어 정보센터 1만평 등으로 구성된다. 인천시는 2.4공구에 2백40여개 업체를 유치한다는 계획이지만 지금까지 입주를 결정한 기업은 35개에 불과하다.

◇ 기대 효과=인천대 김준우(金俊祐.경영학과)교수는 "송도 신도시 조성사업이 완료되면 인천은 서해안 최대 항만 도시이자 중국과의 교역항, 동북아 허브공항을 갖춘 한국의 관문도시로 자리매김할 것" 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정보통신.지식산업.국제교류의 중심도시 역할을 하게 돼 지역 경제가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천시는 송도 신도시가 완성되면 연간 생산효과 및 부가가치가 각각 22조4천억원과 11조1천4백억원에 달하고 고용창출 효과도 41만2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 재원 확보가 관건=사업 초기부터 최기선(崔箕善)시장이 당시 김영삼(金泳三)대통령만 믿고 밀어붙인 무리한 사업이라는 지적이 나왔었다.

인천시 재정능력상 2조원의 사업비를 충당하기는 무리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같은 여론은 아직까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인천시의 자체 예산 외에 외자나 민자로 투자비의 상당 부분을 메워야 하지만 기대만큼 반응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

국책사업과는 달리 대규모 국비 지원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이 때문에 인천시 내부에서도 사업 규모 축소 문제를 심각하게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 도시전문가와 인천시의회 의원들을 중심으로 "송도 신도시를 6개 공구에서 2~3개 공구로 시의 능력에 맞게 재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이들은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할 경우 인천시민들에게 막대한 부채를 안겨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영진.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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