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김정남 중국추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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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베이징.도쿄=유상철.오대영 특파원] 일본에 불법 입국을 시도하다가 1일 체포된 김정일(金正日)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29)과 동행인 세명이 4일 오후 1시22분(한국시간 2시22분) 전일본항공(ANA)편으로 중국의 베이징(北京)서우두(首都)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일본 정부의 추방 결정에 따라 이날 오전 10시45분 일본의 나리타(成田)공항을 출발해 3시간37분 만에 중국에 도착했다. 이날 서우두 공항은 중국 공안에 의해 보안이 강화됐으며 비행장 내에는 북한 대사관 직원들로 보이는 많은 북한 사람이 이들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베이징 도착 이후의 김정남의 행적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중국의 한 고위 소식통은 김정남이 4일 밤 기차편으로 평양으로 떠났다고 전했다. 하지만 또 다른 정보 소식통은 김정남이 이날 베이징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아버지와 통화했다고 전하고 당분간 베이징에 머물며 사태가 잠잠해지길 기다릴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김정남이 5일 오전 11시30분(한국시간 12시30분) 출발하는 정기항공편으로 평양으로 귀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 등 일본 정부 인사들은 이 사건을 오래 끌고갈 경우 북한과의 갈등 등 복잡한 정치.외교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 신속히 추방키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그러나 끝까지 "문제의 남자가 김정남" 이라고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이들 네명은 4일 오전 7시30분 일본 정부의 보호 아래 미니버스를 타고 그동안 수용돼 있던 이바라키(茨城)현 출입국센터 수용시설을 출발해 1시간 후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다.

◇ 왜 '김정남' 인가=중앙일보는 일본에 불법 입국하려다 체포돼 추방된 남자의 신원을 한.일 당국이 공식 확인해주지 않아 '김정남으로 추정되는' 이라는 표현을 썼으나 앞으로는 '김정남' 으로 쓰기로 했습니다.

그 이유는 ▶일본 정부가 신원을 끝까지 밝히지 않으면서도 신속하게 추방조치를 취한 점 ▶단순 불법입국자는 관례에 따라 경유지(싱가포르)로 보내야 하는데 중국으로 추방한 점 ▶이 남자가 베이징에 도착했을 때의 중국 당국과 북한대사관이 보인 긴박한 움직임 ▶인상착의 등을 감안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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