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차붐 축구'… 수원 4연승 신바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박종환 대구 FC 감독은 1996년 아시안컵에서 이란에 2-6으로 참패한 후 대표팀 사령탑에서 내려왔다. '영원한 승부사'의 퇴진은 '차붐'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도 98 프랑스 월드컵에서 중도 퇴진하고 말았다. 묘한 인연을 가진 두 감독은 올해 대구와 수원의 지휘자로 다시 만났다. 5월 5일 첫 대결에서는 차 감독의 1-0 승리.

31일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대구-수원전은 박 감독의 '설욕전'이었다. 하지만 수원은 대구와의 통산 전적에서 무패(4승2무)를 기록하며 유난히 강세를 보이는 팀이었다. 지난달 23일 '서울-평양 OB 친선축구대회'에 출전했다 오른쪽 발목을 다친 박종환 감독은 깁스를 한 채 벤치를 지키며 '수원 징크스'를 넘어서려 했다. 하지만 또다시 0-1로 졌다.

'차붐 축구'는 대구를 제물로 4연승을 구가하며 후기리그 선두를 지켰다. 승점 16(5승1무2패)을 기록한 수원은 이날 광주 상무를 1-0으로 꺾은 FC 서울(승점 14)에 승점 2 차로 앞섰다. 수원은 전.후기 통합 승점에서도 34를 기록해 30일 인천을 2-1로 누른 울산(33)을 제치고 1위로 나섰다.

수원은 전반 대구의 패기에 막혀 공격루트를 찾지 못했다. 차범근 감독은 후반 17분 남궁웅을 벤치로 부르고 발빠른 김대의를 교체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차 감독의 처방은 멋지게 들어맞았다.

김대의는 후반 24분 페널티지역 중앙으로 파고드는 김동현에게 절묘한 땅볼 패스를 연결했다. 차 감독이 공들여 조련하고 있는 김동현은 대구 골키퍼 김태진의 키를 살짝 넘기는 감각적인 오른발슛으로 결승골을 뽑았다. 2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타는 듯하던 박종환 감독은 통산 101승에서 다시 수원의 벽에 막혔다.

성남 일화는 홈에서 전북 현대를 1-0으로 이겼다. 지난 16일 포항전에서 K-리그 통산 네번째로 100호골을 돌파한 김도훈이 전반 43분 이성남의 패스를 헤딩으로 받아넣어 결승골을 뽑았다. 역대 최다골 3위 기록(윤상철.101골)과 타이. 1위는 김현석의 110골이다.

전북은 전반 35분 고메즈가 성남 도재준의 얼굴을 손으로 쳐 퇴장당한 후 수적 열세에 몰려 고전했다.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는 부산 아이콘스가 대전 시티즌에 2-0으로 이겼다. 아테네 올림픽 호주 대표 출신인 엘리치가 전반 37분 쿠키의 선취골과 후반 17분 안효연의 추가골을 모두 도왔다.

강혜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