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톱PC용 LCD 모니터의 값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대만 업체들이 기초 소재인 LCD패널 사업에 잇따라 참여해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15인치 제품의 경우 올해초 '1백만원 미만' 제품이 화제가 될 정도였으나 요즘엔 50만원을 밑도는 제품도 나오고 있다. 고가정책을 고수해 오던 삼성.LG도 조만간 저가 제품의 값을 더 낮추고 대신 TV기능 등을 갖춘 고부가가치 모델에 주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예상보다 빠른 가격하락〓1999년까지 내리 3년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일본 NEC는 최근 올해 중 PC용 LCD 모니터 사업을 아예 정리한다고 발표했다. 주력 제품의 국제가격이 1년 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졌기 때문.
NEC 등을 제치고 현재 세계 1.2위에 오른 삼성전자.LG필립스LCD 관계자들도 "올 한해 30%쯤 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1분기 가격하락폭이 이미 20%를 넘었다" 며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대만의 가격공세에 대응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가격 경쟁의 진원지는 대만. 대만 업체들은 올해 중에만 7개 업체가 새로 제품을 생산했으며, 매년 시장점유율을 두배 남짓 늘려가고 있다.
◇ 수요도 크게 늘어〓디스플레이뱅크(http://www.displaybank.com)는 모니터 전문업체인 택산I&C와 함께 'Eyelove' 브랜드로 저가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이 회사의 15인치 제품 EL-500의 가격은 49만5천원. 이 정도면 실제 눈에 보이는 화면 크기가 17인치 평면모니터와 비슷하다. 이밖에 콤텍시스템(http://www.comtec.co.kr).이레전자(http://www.erae.com) 등의 제품이 50만원대, 한솔.삼성.LG의 저가모델이 60만~7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디스플레이뱅크 관계자는 "LCD모니터는 ▶크기가 작고▶화면왜곡이 적으며▶디자인 감각이 뛰어나 일본의 경우 전체 PC사용자의 절반 이상이 쓴다" 며 "예상보다 빠른 가격하락으로 올해 국내 소비자들의 구입도 크게 늘 것" 이라고 예상했다.
삼성.LG 등은 고급 제품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초 TV 기능을 갖춘 17인치 고급기종(170MP)을 1백50만원대에 발매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고화질TV나 DVD용 모니터로도 쓸 수 있는 대형.고품질 모델을 계속 출시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승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