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정보화 현장] 분당 서현초등교 국어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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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2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초등학교 6학년 국어시간. 박해진(29)교사는 수업이 시작되자 교탁에 있는 PC를 켰다.

이 학교 홈페이지(http://www.seohyun.es.kr)에 들어가 이날 할 과제를 대형 영상장치를 통해 학생 40명에게 보여줬다.

'여행을 다녀와서' 라는 내용의 기행문을 작성하는 것을 시작했다. 박지은(13)양은 PC를 켜고 인터넷에 접속해 석굴암에 관한 자료를 모았다. 석굴암의 역사, 사진, 찾아가는 길, 교통편 등을 모아 30여분만에 웹에디터로 석굴암 보고서를 만들었다. 朴교사의 PC에 보고서를 전송하는 것으로 수업은 끝. 다른 학생들 역시 파워포인트.워드프로세서 등을 활용해 다양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안효원(13)군은 "듣는 수업이 아니라 스스로 하는 수업이어서 딱딱하지 않아 좋다" 고 말했다.

1학년 1학기 '알아서 척척' 학습시간. 홈페이지에 접속해 1학년 1학기 과정을 클릭하자 '학습 준비물 챙기기' 사이트가 나온다. 학생들은 알림장에 준비물을 적는다. 이 학교의 교사 38명 모두가 웹에디터를 활용해 학년별.단원별 교안을 웹자료로 만들어 학교 홈페이지에 실었다. 이 컴도사 중에는 50대를 넘은 백발의 교사도 있다.

교사마다 학급 홈페이지 구축은 기본이다. 홈페이지에는 3천4백여개의 국어 관련 사이트가 링크돼 있다.

모두 교사들이 일일이 찾아 올려놓은 것이다. 이처럼 웹 기반의 멀티미디어 자료를 구축한 것은 1999년 이 학교가 교육부 지정 멀티미디어 활용 연구 학교로 지정되고 나서부터다.

교사들이 3년 동안 각종 연수를 찾아다니며 실력을 쌓고 자료를 수집한 결과물이다.

1학년 정정숙(40)교사는 "사이트를 찾고, 학생들이 좋아할 아이콘이나 동영상물을 모으고, 편집하는 웹 작업을 통해 만들어 놓은 학습 자료로 수업을 진행하면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잘 집중한다" 고 말했다.

배성관 교감은 "교육 관련 멀티미디어 자료들이 많이 있지만 수업을 알고 학생들을 가르쳐본 경험이 있는 교사들이 만든 자료는 극히 부족하다" 며 "교사와 PC 전문가가 한 팀을 이뤄 학습 자료를 개발하는 일이 시급하다" 고 말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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