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픽토그램 개발에 본격 나서기로 한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둔 2000년 가을이다. 일본이 자신들이 개발한 것을 한국의 경기장 주변에도 모두 붙이자고 제안해온 데 자극받았던 것. 2001년 3개년 계획을 세운 뒤 지난해까지 100개를 만들었고 올해 200개를 추가로 제작해 총 300개를 완성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영국(314개)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규모다. 출발이 앞섰던 일본은 현재까지 100여종의 표준을 제정하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제표준화기구(ISO) 회의에 참석한 독일 대표는 "한국이 개발한 표지들이 우수하다. 이를 수입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히기도 했다.
마침내 ISO는 지난 3월 우리나라가 제안한 '보안경 착용' 등 14개의 픽토그램을 국제표준안으로 채택했다. 특히 귀마개 착용, 보안경 착용의 안전표지는 한국인 얼굴 형태로 유럽 각국이 30여년 동안 써온 서양인 얼굴 형태의 표지를 대체하게 됐다. 맹견 주의 안전표지판은 우리나라 진돗개 머리 모양이다. 우리 정부는 현재 공공 안내표지 9종을 추가로 세계표준에 올리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