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리포트] 무릎관절 부분치환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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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 무릎관절염은 좌식 생활을 하는 한국인에게 흔한 질환이다. 걸을 때 무릎에 실리는 무게는 체중의 0.5배. 하지만 계단을 오를 때는 체중의 3~4배, 쪼그려 앉을 땐 6~7배나 부하가 걸린다. 쪼그려 앉아서 일하는 주부에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많은 이유다. 특히 무게는 무릎 안쪽 관절과 앞쪽에 있는 슬개대퇴관절에 집중된다. 다른 민족보다 이 부위가 많이 닳을 수밖에 없다는 것.

슬개대퇴관절은 무릎의 뚜껑 뼈를 말한다. 대퇴골과 연결돼 무릎을 펼 때 대퇴사두근(허벅지 앞쪽 근육)의 도르래 역할을 한다. 젊은 층에서 슬개대퇴관절 손상은 주로 외상 때문이다. 운동 또는 사고로 외부 충격을 받아 망가진다. 통증은 무릎을 펼 때 나타나고, 계단을 오를 때는 무력감을 느낀다.

과거엔 무릎의 일부분이 손상돼도 인공관절을 통째로 바꿔 끼우는 ‘전(全)치환술’이 대세였다. 하지만 이젠 건강한 자신의 관절을 이용하면서 손상된 부위만 갈아끼우는 반치환술 또는 부분치환술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시행된 무릎 인공관절 수술 6만여 건 중에서 10% 정도가 부분치환술이었다.

부분치환술 중 국내에서 가장 많이 하는 부위가 내측관절이다. 슬개대퇴치환술은 아직 보편화하지 않은 실정. 난도가 높아 의사의 숙련을 통한 테크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국내에 처음 도입해 지금까지 5명의 환자를 수술한 힘찬병원 김상훈 진료부장은 “수술은 어렵지만 환자가 얻는 이점은 많다”고 설명했다. 수술 시간도 기존 부분치환술의 경우 한 시간 정도 걸렸지만 20~30분이면 가능하다. 당일 보행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도 빠르다. 최소 절개(5㎝)를 통해 수술을 하므로 출혈이 적고, 입원기간도 2~3일(종래 반치환술은 일주일)로 줄었다. 무엇보다 뼈의 손실이 적고 자기관절을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재활 효과도 뛰어나다. 운동각도가 커서 무릎이 최대한 굽는 장점도 있다. 3월 1일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다른 병원에도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은 전치환술의 절반 이하 수준.

김 진료부장은 “수술한 5명 중 1명의 퇴행성 관절염 환자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이 모두 외상에 의한 50~60대였다”며 “자기 관절을 오래 쓸 수 있는 젊은 층 환자에게 유리한 수술”이라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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