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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홈쇼핑선 금괴·다이아몬드도 팔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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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5일 중국 상하이에 있는 둥팡CJ 스튜디오에서 중국 쇼호스트들이 한국 한방샴푸 ‘댕기머리’를 방송하고 있다. 둥팡CJ는 스튜디오 설비와 쇼호스트·PD교육 등 노하우의 대부분을 CJ오쇼핑으로부터 전수받았다. [둥팡CJ 제공]

5일 중국 상하이(上海) 푸단(復旦)대 안에 있는 둥팡(東方)CJ 건물 1층의 스튜디오. 중국인 여성과 남성 쇼호스트가 한국 한방샴푸 ‘댕기머리’를 들고 판매 방송에 한창이었다. 여러 개의 샴푸로 구성된 전체 세트가 398위안(약 6만5800원). 중국 제품보다 1.5배가량 비싸지만 쇼호스트가 “한국 인삼을 비롯해 머리를 덜 빠지게 하는 한방 재료가 들어 있다”고 소개하자 순식간에 주문이 몰려들었다. 3층에 마련된 24시간 콜센터에선 500여 명의 직원이 들어오는 주문을 받아 처리하느라 분주했다.

둥팡CJ는 한국의 CJ오쇼핑과 중국 최대의 민영 미디어그룹인 상하이미디어그룹(SMG)이 합작해 2004년 설립한 상하이 지역 홈쇼핑 방송이다. 둥팡CJ는 중국 정부로부터 최근 24시간 생방송 허가를 받고 다음 달부터 24시간 방송을 시작한다. 하루 13시간 방송만으로 지난해 4200억원의 매출과 18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중국 홈쇼핑 1위. 24시간 방송이 이뤄지면 중국 홈쇼핑 1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매출 목표는 50억 위안(약 8200억원).

둥팡CJ는 고객 250만 명의 자료를 갖고 있다. 이 중 8000명은 매달 100만원 이상을 사는 VVIP 고객이다. 다이아몬드 나석은 상하이 전체 판매량의 절반이 둥팡CJ를 통해 팔려 나간다. 금괴도 주력 판매상품이다. 중국 VIP 고객들은 외제차도 홈쇼핑을 통해 산다. 지난해 한 대에 1억3000만원짜리 인피니티를 25대, 1500만원짜리 시보레를 300대나 팔았다. 3년 전부터 단골 고객이라는 상하이 주민 저우정정(周<5D22>錚·27)은 최근 결혼하면서 둥팡CJ를 통해 혼수 중 상당 부분을 장만했다. 결혼반지에 쓸 다이아몬드 나석 0.7캐럿과 전자레인지·전기밥솥·믹서·주서가 홈쇼핑에서 산 혼수들이다.

둥팡CJ 김흥수 부사장은 “개국 이래 80여 곳의 중국 방송사 관계자들이 둥팡CJ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했을 정도로 홈쇼핑의 모델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둥팡CJ 대표인 SMG 장다중(張大鐘) 부총재는 “홈쇼핑은 전 세계적으로 중저가 제품을 취급한다는 이미지가 강하다”며 “이와 달리 둥팡CJ는 고급화에 힘을 쏟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50여 년 이상 상하이에서 미디어 사업을 하며 중국인의 신뢰를 얻은 터라 고급 이미지를 도입할 수 있었다”며 “한국의 철저한 품질관리와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상품은 중국인 입맛에 맞춘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둥팡CJ가 판매하는 제품의 평균단가는 1000위안(약 17만원). 한국 홈쇼핑의 평균단가 13만원대보다 높다. 장 부총재는 “2년 안에 중국 인구의 절반 정도인 6억 인구가 시청할 수 있도록 정부 허가를 추진 중”이라며 “중국 정부도 긍정적”이라고 소개했다.

둥팡CJ의 중국 쇼호스트·PD와 콜센터 직원들은 한국에서 파견 나온 CJ오쇼핑 직원들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신용카드로 인터넷에서 결제하는 것을 불안해하는 중국인의 심리를 감안해 후불제(물건을 배달한 뒤 돈을 받는 것)를 택했다. 배달기사가 모바일 카드결제기를 들고 가는 방식도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상하이=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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