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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2세들, 디지털 경영 초석 놓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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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일진그룹(http://www.iljin.co.kr) 허정석(33)이사대우는 올초 임원으로 승진, 재무관리실장과 그룹 구조조정 전략을 짜는 21세기 위원회를 이끌면서 향후 그룹 경영구도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는 벤처기업에 전문투자하는 자 회사인 아이텍인베스트먼트의 경영에도 참여, 국내외 벤처회사들과 제휴를 통한 신규 사업의 가닥을 잡는다. 중견기업 30대 2세들의 경영수업이 한창이다.

에이스침대(http://www.acebed.co.kr) 안성호(34)부사장.한일시멘트(http://www.hanilcement.co.kr) 허기호(36) 전무.한국도자기(http://www.hankook.com) 김영목(38) 상무.한국타이어(http://www.hankooktire.co.kr) 조현식(32) 상무보 등이 그들이다. 디지털 세대인 이들은 기획.재무분야에서 경영기초를 닦은 후 최근 1년 사이 이사에서 부사장까지 맡으면서 생산.영업.전산분야 등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의 장남인 趙상무보는 올초 임원승진 후 회사의 인적.물적 자원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전사적자원관리(ERP)프로젝트팀의 부팀장을 맡아 회사 경영의 전산화에 매달리고 있다. 그는 1995년 상품기획팀 대리로 입사한 후 전략기획.재무팀 등을 거쳤다. 趙상무보의 동생인 현범(30)씨는 광고팀장을 맡아 한국타이어 광고전략을 짜고 있다.

에이스침대 安부사장은 광고대행사인 동방기획에 1년여 동안 근무하다 91년 기획담당 이사로 입사해 지난해 부사장에 올랐다.

안유수 회장과 전문경영인 이재구 사장이 아직 회사의 주요 사안을 최종 결정하고 있어 安부사장은 주로 충북 음성공장에 머물며 제품개발.생산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이 회사 김건흠 연구개발 담당 전무는 "安부사장의 신제품 개발에 대한 안목은 전문가 수준" 이라며 "安회장이 현장경영을 중시해 安부사장은 공장설계 등을 직접 하기도 한다" 고 말했다.

安부사장의 동생 정호씨는 계열사인 시몬스침대 기획실장을 맡고 있어 에이스침대 2세 모두 침대경영 수업을 쌓고 있는 셈이다.

한일시멘트 許전무는 올해 전무로 승진, 경영기획실장을 맡아 회사의 주요 프로젝트를 다듬고 있다. 허정섭 회장이 외부에 나서는 것을 꺼리는 스타일이어서 許전무 역시 주변관리에 철저하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그는 개성상인 출신인 허채경 선대회장의 3세로 송상(松商)특유의 보수적인 경영스타일을 그대로 빼 닮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국도자기 金상무는 일찌감치 회사경영에 참여해 경영수업을 쌓고 있는 형 김영신 부사장을 돕고 있다. 그는 대학전공을 살려 도자기제품 디자인 과장으로 입사한 후 제품개발에 줄곧 매달리다 지난해 도자기수출을 전담하는 해외사업부를 관장하고 있다.

김동수 한국도자기 회장은 "2세들이라고 해서 경영권을 물러 줄 생각은 없다" 며 "회사 안팎에서 능력이 검증되고 특히 본인들이 경영에 뜻이 있어야 회사를 맡을 수 있는 것 아니냐" 고 말했다.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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