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값 회복 기대감등으로 외국인 당분간 순매수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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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최근 미국 주식형 뮤추얼펀드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지난 주말 연 이틀 순매수에 나서며 주가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들은 지난 22일 2백96억원을 순매수하며 5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선데 이어 23일에는 1천4백97억원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미국 뮤추얼펀드 조사기관인 AMG데이터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5~21일 1주 동안 미국 주식형 뮤추얼펀드에서 63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돼 올 들어 가장 많은 자금이 빠져나갔다.

전세계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인터내셔널펀드에서 18억5천7백만달러가 순유출됐고, 한국 등 신흥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이머징마켓펀드에서 2억6천3백만달러,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증시에 투자하는 아시아.퍼시픽펀드에서 9천7백만달러가 각각 순유출됐다.

정보기술(IT)주에 투자하는 기술주펀드는 3억9백만달러, 공격적 투자성향의 성장형 펀드는 4억6천4백만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미국 뮤추얼펀드의 자금 유출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사들이는 것은 국내 증시를 억눌렀던 환율 불안과 반도체 경기 불안감이 진정된 데 따른 것이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는 엔화 환율 안정에 힘입어 지난 주말 소폭 올랐고 최근 반도체 가격도 강보합세를 보이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에 따라 지난 22일 국내 대표적 반도체 주식인 삼성전자를 36만주 순매수한데 이어 23일에도 93만주 순매수했다.

특히 이들은 이달 들어 하루 평균 1백50만주 가량 순매도하던 현대전자에 대해서도 23일에는 42만주를 순매수하는 상황으로 돌아섰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연구위원은 "미국 증시에서 2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8월 결산법인) 주가가 최근 강세를 보이는 데서 알 수 있듯 실적이 양호한 삼성전자의 외국인 매수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면서 "그러나 삼성전자에 집중되고 있는 외국인 매수가 다른 종목으로 확산될지는 불투명하다" 고 말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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