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넉 달 만에 또 공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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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서울시교육감 자리가 또다시 공석이 됐다. 김경회(55)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교육감 권한대행)은 “6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하겠다”며 부교육감직을 4일 사퇴했다. 공정택 전 교육감이 지난해 10월 선거법 위반으로 물러난 뒤 김 부교육감이 권한대행을 맡았으나 4개월여 만에 사퇴한 것이다. 교육감의 낙마, 부교육감의 사퇴가 이어지면서 행정 공백이 불가피하게 됐다.

수장을 잃은 서울시교육청은 현재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서부지검이 교육전문직 인사 관련 비리를 수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고교 교장 2명과 장학사 한 명이 구속된 상태다. 또한 학교 창호 공사 비리 혐의에 연루돼 구속된 시교육청 직원은 8명이다.

최근 서울 지역 자율형 사립고 13곳의 입시 부정도 드러난 상태다. 사회적 배려자 전형에 지원할 자격이 없는 132명이 지원해 합격이 취소됐다. 이와 관련, 시교육청은 해당 자율형 사립고와 중학교에 대해 특별 감사 중이다. 하지만 교육감 부재로 인해 입시 비리에 대한 후속 조치가 늦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교육감 공백으로 인해 6월 선거 때까지는 아무런 일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일단 교육청 기획관리실장이 임시로 업무 공백을 메우게 하고 조만간 새 부교육감을 임명해 권한을 대행케 할 계획이다.

◆서울교육감 누가 출마=비리로 얽히고설킨 서울시교육청을 개혁하겠다고 나서는 교육감 선거 예비후보들은 10여 명에 이른다. 이날 사퇴한 김 부교육감은 “권한대행으로서는 근본적인 개혁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컸다” 고 말했다.

지난달 지방교육자치법이 개정되면서 ‘교육 행정’ 경력 5년 이상이면 교육감에 출마할 수 있게 되면서 김 부교육감의 출마가 가능해졌다. 현직 교장 출신으로는 ‘사교육 없는 학교’의 모범을 보여줬다는 평을 들은 김영숙 덕성여중 교장과 서울고 이경복 교장이 교육감 출마를 염두에 두고 사퇴했다. 이원희 한국교총 회장도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서울시교육감 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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