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노동당 거국내각 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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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거국내각 참여를 놓고 내부 논란을 벌이던 이스라엘 노동당이 26일(현지시간) 리쿠드당의 아리엘 샤론 총리 당선자가 추진 중인 거국내각 정부에 참여키로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극우 강경파인 샤론 당선자는 일단 소수당이 난립하는 이스라엘 정계에서 안정적으로 통치할 기반을 마련했고 팔레스타인과의 중동평화협상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게 됐다.

노동당은 이날 텔아비브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찬반투표에서 참석자 67%의 찬성으로 거국내각 참여를 결정했다고 라난 코언 노동당 사무총장이 발표했다.

차기 당수가 유력시되는 시몬 페레스는 투표 결과가 나온 직후 "노동당은 팔레스타인과 평화협상을 계속하는 방향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노동당은 샤론 정부가 '땅과 평화의 교환' 이라는 중동평화협상의 원칙을 지키고 크네세트(의회)가 인준한 팔레스타인과의 기존 협정 틀 안에서 평화를 정착하는 방안을 추구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노동당은 다음달 1일 중앙위원회를 다시 열어 거국내각에 참여할 8명의 장관을 투표로 결정한다.

샤론은 총리선거에서 승리한 직후 노동당에 거국내각 구성을 제안하고 여기에 참여하면 국방장관과 외무장관 등 장관직 여덟자리를 주겠다고 약속했었다.

노동당 당수였던 에후드 바라크 총리는 선거에 지면 사임한다던 말을 바꿔 국방장관으로 거국내각에 참여하려 했으나 극심한 내부 반발에 부닥쳐 지난 20일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물러났다.

한편 샤론의 리쿠드당은 이날 노동당 중앙위의 거국내각 참여 결정을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사에브 에라카트 팔레스타인 협상대표는 "새 정부가 결렬된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을 재개하기를 기대한다" 고 밝혔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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