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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북, 보도진에 망원촬영 허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북한 당국은 마라톤 코스 주변을 철저히 통제해 참가자들과 북한 주민들의 접촉을 막았다. 마라톤 코스 주변 도로 양쪽에는 철조망이 둘러져 있었으며, 3백여m 간격으로 세워진 초소에서 경비병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경계를 섰다.

그러나 철조망 너머로 지나가던 북한 주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마라톤 행렬을 신기한 듯 쳐다보기도 했다.

○…북한측은 이례적으로 보도진의 취재에 협조했다. 해군기지인 고성항을 비롯, 금강산 일대는 북한의 전방 군사기지여서 그동안 남한 보도진의 촬영이 제한됐다.

그러나 이번 마라톤대회에서는 1백60㎜ 이상 고배율 망원렌즈가 부착된 카메라나 방송용 ENG 카메라 사용을 허가했다.

○…22일까지 날씨가 맑았으나 23일부터 폭설이 내리자 대회 관계자들이 잔뜩 긴장했다. 김고준 현대아산 부사장은 "금강산 관광을 시작한 1998년 이후 눈이 제일 많이 내린 것 같다" 며 제설작업을 독려했다.

대회조직위측은 한때 코스가 미끄러워 삼일포 마라톤 코스를 취소하려 했으나 참가자들이 강행을 요구하자 그대로 진행시켰다.

○…금강산 관광사업을 위해 북한에 머무르고 있는 현대아산.현대상선.금강개발 소속 직원 84명도 대회에 참가했다. 필리핀.말레이시아인이 포함된 이들은 금강산 건강 달리기 코스를 완주했다.

한편 서울에서 신청한 3백36명 가운데 1백8명은 폭설로 아쉽게 레이스를 포기했다.

이철재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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