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이스라엘 대사대리 샤프란스키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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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아리엘 샤프란스키(33.사진) 이스라엘 대사대리는 12일 "아리엘 샤론 총리의 당선으로 중동에 긴장이 높아지고 있으나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서울 역삼동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그를 만났다.

- 샤론 리쿠드당 당수의 총리 당선 의미는 뭔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1993년 오슬로 협정 이후 7년 동안 중동 평화협상 타결에 노력해 마지막 단계의 중요결정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측이 캠프 데이비드 협상을 거부하고 무력으로 응수했다. 이런 현실에서 이스라엘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새로운 평화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

- 극우 강경파인 샤론이 집권하면 평화협상이 후퇴하지 않나.

"샤론은 국방장관 시절 이집트와 평화협상을 하고 시나이 반도를 돌려준 사람이다. 또 요르단에 매년 일정량의 물을 지원하는 데도 기여했다. 흑백논리로 그를 평가하는 건 부당하다. 그의 당선은 평화라는 궁극적 목표가 전환되었음을 뜻하는 게 아니라 평화방식의 변화를 의미한다. 그가 평화의 길을 갈 것으로 믿는다. "

- 샤론은 에후드 바라크 총리가 이룩한 중동평화의 무효화를 선언했는데.

"오슬로 협정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건 아니다. 그 기초 위에서 협상을 진행할 것이다" .

- 샤론이 택한 새로운 길은 뭔가.

"차기 내각이 어떻게 구성되는지와 팔레스타인측의 대응 등 두 가지가 관건이다. 팔레스타인은 아무 것도 양보하지 않고 최대한을 얻으려 하면 아무 것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이 샤론 당선자에게 당선 축하전화를 건 것은 좋은 시작이다. "

- 샤론과 아라파트는 악수도 안할 정도로 사이가 안좋다는데.

"악수는 실무협의가 끝난 뒤에 지도자들이 하는 것이다. 98년 와이 리버 협정 때 샤론은 총리가 아니었고 지금은 총리다. 협상은 적과 하는 것이다. 아라파트가 평화를 건설할 의지가 있는 적이라면 언제든 손을 잡을 준비가 돼있다고 본다. 오슬로 협정을 맺었던 이츠하크 라빈 전 총리도 아라파트와 맨 처음 악수하는 게 힘들었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

- 5차 중동전 발발 가능성은.

"샤론은 매우 신중하다. 비이성적인 결정은 하지 않을 것이다. 중동에서 의외의 큰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

-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중동정책에 대한 평가는.

"빌 클린턴 행정부는 조직적으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등 적극 개입했다. 그것도 나쁘진 않았다. 부시 행정부는 한발 물러서는 정책을 취하는데 그럼으로써 직접 대화가 가능해졌다. 두 가지 다 장점이 있다. "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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