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자서장 떠난 미아리에 정혜선경위 임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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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지난해가 '미아리 텍사스' 의 문제점을 부각한 해였다면 올해는 제도.정책적 접근으로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윤락유흥가인 속칭 미아리 텍사스 골목이 다시 여경(女警)의 보호.감독을 받게 됐다.

지난 10일 정혜선(鄭惠仙.26.사진)경위가 관할 파출소장(서울 종암경찰서 월곡파출소)에 임명된 것. '윤락과의 전쟁' 을 선포하고 지역 정화에 나섰던 김강자(金康子.현 서울경찰청 방범지도과장)전 서장에 이어 직접 현장을 맡았다.

"무엇보다 업소 환경이 너무 열악하더군요. 우선 불이 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게 우려됩니다."

부임 첫날 오후 직원들과 함께 이곳을 돌아본 그의 말이다.

1997년 경찰대학을 졸업(13기)하고 서울 남대문서 방범계, 북부서 조사계 등을 거친 그는 특히 윤락 여성의 인권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윤락녀들을 감금하거나 임금을 갈취하는 행위를 집중 감시할 겁니다. 현재 강력범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는 윤락여성을 보호하는 제도 마련을 위해서도 뛰겠습니다."

鄭소장은 ▶미성년자 고용.출입 엄금 ▶윤락녀 갈취 폭력 근절 ▶경찰관에게 뇌물제공 업주 엄단 등 세가지를 목표로 세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여성단체들과의 공조를 강화해 나간다는 생각이다.

미혼인 鄭소장은 "김강자 서장 못지 않게 노력해 제2의 대모(代母)가 되겠다" 고 말했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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