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에도 KS 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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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호텔에서 두 사람이 잘 수 있는 방은 트윈 룸 또는 더블 룸으로 불린다.

상당수 국내 호텔에선 두 용어를 구별없이 쓰지만 확연히 다른 말이다.

더블 룸은 2인용 침대를 설치하거나 1인용 침대 두개를 붙여 놓은 방을, 트윈 룸은 1인용 침대 두개를 분리해 설치한 방을 의미한다.

외국인이 더블 룸을 예약했는데 트윈 룸을 배정해 항의받는 일이 국내에선 종종 있다.

지하철의 경우 서울지하철공사.서울도시철도공사.한국철도공사 등 운영 주체마다 지하철 로고와 화장실 등 이용시설의 안내 그림을 달리 쓰고 있어 외국인을 헷갈리게 한다.

이사.택배업은 표준약관 없이 회사마다 다른 약관을 적용해 소비자 분쟁을 일으키곤 한다.

이같은 일이 생기는 근본적 원인은 서비스 내용이 통일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서비스업종에도 국가표준(KS〓Korean Standard)이 도입된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은 2003년까지 관광.금융.운송.유통 등 서비스업종에 1백개 표준규격을 제정한다고 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우선 올해에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호텔 등 관광시설 용어와 호텔등록 양식 및 등급체계, 지하철.스포츠시설의 공공안내 그림표지 등과 이사 및 택배 서비스 등 8개 분야에 표준규격을 도입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차량 견인과 수리, 가전제품 애프터서비스 처리 등 32개 규격을, 2003년에는 보험 계약 등 60개 규격을 제정할 계획이다.

기술표준원 육근성 연구관은 "표준규격에 서비스 질을 명확하게 규정함으로써 소비자는 이용 서비스의 수준을 비교, 판단할 수 있게 될 것" 이라며 "서비스 업체들도 공정한 경쟁이 가능해져 관련 산업이 활성화할 것" 이라고 말했다.

국내 서비스산업 비중은 국내총생산(GDP)의 40%를 넘지만 표준규격 제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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