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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 기자의 약선] 장·노년층에 좋은 '가을 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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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도다리, 가을 전어(錢魚)'라는 말이 있다.

요즘 먹는 전어의 맛이 연중 최고라는 뜻이다. 9 ~ 11월 초에 잡히는 전어는 살이 통통하고 비린내가 적으며 뼈가 무르고 맛이 고소하다. 절정은 11월이다.

가을엔 전어의 지방 함량이 봄의 3배에 달한다. '가을 전어의 대가리엔 참깨가 서말'이란 구전은 이래서 나왔다. 반면 산란기(3~8월)엔 지방이 적어 맛이 없다.

생김새가 동전 같지 않은데도 이름에 돈 전(錢)자가 붙어 있다.

전어는 건강에 좋기로 소문난 등푸른 생선의 일종이다. 항암 작용을 하는 DHA와 EPA가 풍부하다는 뜻이다. 일본 국립암연구소가 실시한 연구에선 대장암.유방암에 걸린 실험동물(쥐)에 DHA를 먹인 결과 암세포의 수와 크기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DHA와 EPA는 또 피를 맑게 하고 혈전을 녹여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데도 유효하다(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한영실 교수). DHA는 성장기 어린이의 두뇌 발달에 좋을 뿐더러 노인의 치매를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어는 100g당 열량이 126㎉에 불과한 다이어트 식품. 단백질(24%)도 풍부하다. 가시가 많지만 뼈째 먹으면 칼슘(100g당 210㎎)을 많이 섭취할 수 있다. 멸치(509㎎)보다는 못해도 고등어(26㎎)보다는 높은 함량이다. 껍질 부위엔 구내염 등을 예방하는 비타민B2.B6.나이아신 등이 제법 많이 들어 있으므로 껍질도 함께 먹는 것이 좋다.

한방에선 전어가 소변 기능을 돕고 위를 보(補)하며 장을 깨끗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특히 아침에 일어날 때 온 몸이 잘 붓고 팔.다리가 무거우며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장.노년층에게 권장된다(분당차한방병원 김상우 부원장).

비린내가 옥의 티다. 그러나 요리 전에 미리 쌀뜨물이나 소금물에 5분쯤 담가 놓거나 술.식초 등을 넣고 조리하면 비린내가 가시고 살이 단단해진다.

전어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살아 있는 것을 먹어야 하는데 성질이 급한 전어는 잡히면 곧 죽고 만다. 따라서 산지에 가야 진짜 맛을 볼 수 있다. 가을이면 전북 부안.충남 서천 등에서 전어 축제가 열린다. 가격은 ㎏당 3만원 안팎(회.구이.무침).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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