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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문래지점장 6년간 500회 공연 마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음악을 통해 은행 문턱을 낮췄다는 게 30년 은행원 생활의 가장 큰 보람입니다."

'노래하는 지점장' 으로 불리는 기업은행 박재진(朴載眞.55)문래동지점장. 그는 31일 6년 동안 계속해온 고객봉사 콘서트를 마감했다.

1일 이 은행 연수원 교수로 부임하기에 앞서 객장을 찾은 고객들에게 고별 콘서트를 선사한 것.

객장 한켠에 마련된 상설무대에서 직접 피아노를 치며 부하직원.고객들과 대중가요 '만남' 을 합창한 이번 콘서트는 5백회째다.

그가 고객들을 상대로 30분짜리 미니콘서트를 하기 시작한 건 서울 삼성동지점장 시절인 1994년 11월. '고객과 은행원간 인간관계를 강조하는 금융문화를 만들자' 는 취지였다.

매일 하던 콘서트를 95년부터는 주1회(매주 수요일 오후 3시)로 줄여 계속했다.

그의 콘서트에는 소프라노 오현미, 베이스 권순동 씨 등 성악가들이 종종 찬조출연했고 자원봉사단체 '그린하모니클럽' 회원도 공연을 도왔다.

애창곡은 '보리밭' '향수' 등 가곡과 '그대 그리고 나' 등의 대중가요.

그는 "콘서트가 은행을 지역 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며 "IMF 직후인 98년 초 부도를 맞은 중소기업 사장이 찾아와 '노래를 들으며 삶의 희망을 갖게 됐다' 며 감사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고 회상했다.

1년 전에는 매주 공연을 관람하던 한 고객이 노래방 기계 1대를 기증하기도 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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