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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수현씨 영결식] 일본총리도 빈소 찾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장한 아들을 가슴에 묻은 아버지의 마지막 인사말은 '못난 자식' 으로 시작했다.

29일 한국인 유학생 이수현(李秀賢.26)씨가 다니던 도쿄(東京)의 일본어학교 아카몬카이에서 열린 李씨의 고별식(발인)에서 아버지 이성대(李盛大.64)씨는 "못난 자식의 장례에 찾아와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린다" 고 말했다.

이날 고별식에는 1천여명이 참석했다. 앞서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고노 요헤이(河野洋平)외상.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문부과학상 및 자민당의 가토 고이치(加藤紘一)전 간사장.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의원 등 각료.정치인들이 빈소를 방문해 조의를 표했다.

모리 총리는 李씨의 부모에게 "李씨는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모범을 보여줬다" 며 "의로운 행동을 하다 귀중한 목숨을 잃어 안타깝다" 고 말했다.

또 가토 전 간사장은 李씨의 부모에게 "일본에서 순간적으로 의기로운 판단과 행동을 할 수 있는 청년을 키워낸 부모님에게 경의를 표한다" 고 말했고 고노 외무상은 "李씨의 귀중한 희생은 일본 국민 모두가 잊지 못할 것" 이라고 위로했다.

앞서 가가와 히데토시(加川英俊) 신주쿠(新宿)경찰서장은 빈소를 방문해 李씨 부모에게 경시총감 감사장과 메달을 수여했으며, 오기 지카게(扇千景)국토교통성상과 내각 관방산하의 사단법인 일본선행회도 감사장을 전달했다.

전철 운행사인 JR의 관계자들은 이날 저녁 화장이 끝난 후 유골함을 들고 사고현장을 찾은 李씨 부모에게 "당시 몇 초의 여유가 있어 李씨가 피할 수 있었는데도 취객을 구하려고 끝까지 애쓰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고 밝혔다.

이날 학교측이 공개한 李씨의 생전의 자기소개서와 자필 원고에는 "한.일 양국 교역에 확실한 1인자가 되고 싶다" 는 포부가 담겨 있어 조문객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 金대통령 弔電보내 애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9일 이수현씨 유족에게 조전을 보내 "살신성인의 숭고한 희생정신은 한.일 국민들의 마음 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며, 양국 우호협력과 함께 길이 남을 것으로 확신한다" 고 말했다.

**** 高大 명예졸업장 수여

李씨가 다니던 고려대는 29일 명예졸업장 수여를 결정하고 추모비 건립도 검토키로 했다. 李씨가 졸업한 부산 내성고도 이날 교문 앞에 추모 현수막을 내걸었으며 추모물 건립을 추진키로 했다.

도쿄〓남윤호 특파원,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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