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들 "한국서 키워 중국 공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GE 등 글로벌 의료기기업체들이 한국을 디딤돌로 해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들은 일본 시장은 이미 성숙돼 있어 성장속도가 더디고 한국시장은 거대시장으로 떠오르는 중국 진출의 가교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의료기기 글로벌 빅3 업체로 꼽히는 지멘스.GE.필립스 등은 한국 시장 내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한국에서의 연구.개발(R&D)을 강화하는 한편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또 최근 1년 새 한국에 진출한 아그파.올림퍼스.후지쓰 등은 한국 내의 의료정보 솔루션 시장을 넘보고 있다.

지멘스는 지난달 경북 경주에 의료용 초음파 진단기 글로벌 생산기지인 UTL공장을 완공해 여기서 생산한 제품을 내수는 물론 중국 등 세계시장에도 내놓기로 했다. 또 부품업체인 ㈜아이블포토닉스와 공동으로 암과 치매 등 뇌 질환 등의 병증을 진단하는 장비의 부품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멘스본사 메디칼 사업부의 총책임자인 헤르만 리카드 수석 사장은 "한국은 고급 기술인력을 갖추고 있고 시장의 발전 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른 편"이라며 "한국 내의 사업 실적은 중국 등 다른 나라 시장에 진출할 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진출 20년째를 맞는 GE메디칼은 최근 고급 제품을 많이 선보였다. GE메디칼 윤대영 사장은 "특수촬영용 고해상도 자기공명장치(MR)나 심혈관 장비 등 대형 병원용 고급제품을 내년 초에 내놓을 계획"이라며 "올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11% 늘어난 1억1200만달러로 잡았다"고 말했다.

필립스메디컬은 중소형 병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계획이다. 요코 카르비넨 필립스 의료장비사업부 사장은 "종합병원을 겨냥한 고급제품도 중소형 병원에 맞는 제품으로 다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그파코리아는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쪽에 승부수를 던졌다. 여성클리닉.정형외과.심혈관계 전문병원 등의 의료 솔루션을 내세워 의료정보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한국 후지쯔는 정보기술(IT) 노하우를 살려 진료 기록을 디지털 정보화하는 EMR 솔루션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최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