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간판] 새 청계천엔 간판도 새롭게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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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계천변이 '아름다운 간판 거리'로 바뀐다.

서울시 청계천복원추진본부는 18일 "청계천 1~9가 5.8㎞ 전 구간의 업소 간판을 연말까지 모두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업소당 500만원까지 간판 교체비를 무상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15일 청계천 상인 대표 30여명을 상대로 설명회를 연 것을 시작으로 상인들의 동의를 받는 작업에 들어갔다.

시는 청계천변 간판 2900여개 가운데 상태가 불량한 1600여개 간판을 모두 바꾸기 위해 32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새 간판은 산업자원부의 '국가 이미지 개선 환경색채 개발' 시범사업으로 연세대 색채환경연구실에서 개발한 고유 디자인과 색상을 사용해 제작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판형 간판과 달리 다양한 자재를 쓰면서 업종별 고유 색상과 이미지를 적용한 '청계천표 간판'을 개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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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연세대 측은 기계.공구, 전기.조명, 비디오.서점, 수족관.애완동물 등 청계천의 6개 대표 업종에 대한 기본 디자인 개발을 끝냈다. 예컨대 수족관에는 물고기, 공구상에는 톱니바퀴, 조명업소에는 전구 등 각 업종에 어울리는 그림(픽토그램)을 사용해 '작고 차분하지만 알아보기 쉽고 기억에 남는' 간판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들쭉날쭉 설치된 차양막을 세련되고 통일성 있는 디자인으로 바꿔 재설치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디자인 총괄 책임자인 연세대 생활디자인학과 박영순(56)교수는 "빨강.노랑.파랑 등 원색을 쓴 간판이 눈에 잘 띈다는 생각은 선입견일 뿐"이라며 "역사적 배경과 업소별 특성을 살린 간판으로 청계천 거리를 활기차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간판에 대한 상인들의 기대도 크다. 청계천 상인대책협의회장 박창기(64)씨는 "청계천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로 간판 교체에 동의했다"며 "새 간판이 더 많은 손님을 끌어들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성근 서울시 청계천복원계획 담당관은 "청계천에는 규모가 작은 업소들이 많아 업소당 간판 교체 비용이 평균 200만원가량 들 것으로 보인다"며 "간판까지 바뀌고 내년 청계천 복원 사업이 마무리되면 완전히 달라진 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종로 간판을 바꾸기 위해 벌이고 있는 '종로 업그레이드 사업'으로 노하우가 많이 축적됐다"며 "청계천 복원사업을 추진하면서 건물주.점포주와 신뢰를 쌓아 이들이 간판 교체에 적극 협조하는 분위기여서 연말까지 사업을 마무리짓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김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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