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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판공비 투명화' 바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사용처나 공개여부 등을 둘러싸고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단체장들의 판공비 사용내역이 점차 투명해지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명세서를 공개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속속 나타나는가 하면 판공비를 아껴 주민숙원사업에 쓰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전북도는 새해 들어 매일 오후 3시쯤 지사와 행정.정무 부지사가 전날 사용한 업무추진비(판공비)의 내역과 금액.카드사용 여부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provin.chonbuk.kr)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7일 현재까지 사용내역을 보면 유종근(柳鍾根)지사가 직원 격려, 도정설명회, 교육계인사 면담 등 다섯차례에 걸쳐 70만여원을 사용했다.

이 중 한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카드로 비용을 처리했다. 이성열(李星烈)행정부지사는 퇴직공무원을 위한 도정설명회, 사랑의 내복보내기 등을 위해 1백27만원을 지출했다. 장세환(張世煥)정무부지사는 상공인 간담회, 신공항건설 설명회 오찬비 등으로 84만원을 썼다.

이같은 판공비 일일 공개는 전국 처음으로 대부분 지자체는 시민단체 등의 요구에 따라 연말 1회 공개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또 개략적인 내용만 밝히고 구체적인 사용 내역은 공개하지 않아 일부에선 의혹을 사왔다.

인천 남동구(구청장 尹泰進)도 다음달부터 매달 10일 지난달 판공비 사용 날짜.목적.액수 등을 자세히 정리한 자료를 언론에 제공하고 이를 구청 홈페이지(http://namdong.inchon.kr)에도 올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판공비를 가급적 신용카드를 통해 지출, 투명성을 높이려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전북 남원시 최진영(崔珍榮)시장은 최근 지난해 쓰고 남은 업무추진비 5천2백만원을 시에 반납했다. 업무추진비 총액(1억7천3백만원)의 30%에 해당하는 금액(기관운영비 1천6백만원, 시책추진비 3천6백만원)을 절약한 것이다.

경북 영양군 이여형(李麗炯)군수는 지난해 업무추진비(1억3천4백만원) 가운데 18% 상당인 2천4백만원을 절감한 데 이어 올해는 아예 30%(4천3백만원)를 스스로 줄여 책정했다. 영양군은 李군수가 절감한 6천7백만원을 비만 오면 진흙탕으로 변하는 동부리 농로 3백여m를 포장하는 데 쓸 계획이다.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김남규(金南圭)국장은 "인터넷을 통한 판공비 공개 움직임이 모든 시.군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 며 "앞으로 성실 공개 여부를 감시하겠다" 고 강조했다.

장대석.정영진.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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