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천사들’로 불리는 아이들이 11일 서울 망원2동에서 혼자 살고 있는 곽선이 할머니를 찾아와 86세 생일을 축하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김성룡 기자]
곽 할머니의 집을 찾은 아이들은 근처 보습학원생이다. 2008년 여름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독거노인을 찾아가 생일 케이크를 전해주고 노래를 불렀다. 처음엔 인근 창천동으로 ‘원정’을 다녔다. 창천동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서정균(35)씨가 허신영(51·여) 학원장에게 “어느 후원자의 부탁으로 매달 독거노인에게 생일 케이크를 배달하는데 아이들과 가서 노래를 불러드리자”고 한 게 계기였다.
망원동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건 지난해 8월이었다. 10여 명의 아이를 데리고 버스를 타는 일이 쉽지 않았던 까닭이다. 알음알음 소개받은 독거노인들을 찾아다니다 지난해 12월부턴 망원2동주민자치센터에서 추천하는 독거노인을 찾아다니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턴 망원동재래시장에 들른다. 허 원장은 “아이들이 시장을 찾아가 노래를 불러드리고 계란이나 고기 등을 기부받는다”고 했다. 그렇게 모은 생필품을 독거노인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상인들은 아이들을 ‘노래하는 천사들’이라고 불렀다. 이날도 아이들은 시장을 찾아가 국거리용 한우와 계란·떡을 기부받았다.
곽 할머니는 이날 “늙은이 때문에 고생해서 어쩌냐”며 방 밖으로 나와 아이들을 배웅했다. “아니에요, 할머니. 저희 내년에 또 올 거예요.” 팀의 막내 박천규(7)군이 말했다.
글=정선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