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삼성 로페즈 '반격의 홈런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 3회말 바뀐 투수 이경필을 상대로 결승 2점 홈런을 날린 삼성 로페즈(왼쪽에서 둘째)가 더그아웃에서 동료와 손을 마주치고 있다.[대구=연합]

삼성의 외국인 타자 멘디 로페즈(30)는 국내 프로야구에서 보기 드문 메이저리그 출신이다. 캔자스시티 로열스 등에서 일곱 시즌을 뛰었다. 트로이 오리어리의 대체선수로 7월부터 활동한 그는 데뷔 첫날 홈런을 날려 큰 기대를 모았으나 정규리그에서 68타수 11안타(타율 0.162)에 홈런은 고작 3개로 부진했다.

그러나 큰 경기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14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의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로페즈는 결승 투런 홈런을 날려 3-1 승리를 이끌었다.

여기에 8회 2사까지 3안타 1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배영수와 9회 무사 1루에서 등판해 두산 김동주.홍성흔.알칸트라를 연속 삼진으로 잡은 마무리 권오준의 호투가 돋보였다. 플레이오프 8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난 삼성은 1승1패가 돼 16일 잠실에서 3차전을 갖는다.

1차전 승리팀 두산은 이날도 2회 초 홍성흔의 홈런으로 1-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선취 득점의 기쁨은 잠시였다.

두산 벤치가 5회까지만 버텨주기를 바라고 선발로 내세웠던 좌완 전병두(20)는 2회 말 선두 로페즈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김한수에게 좌전안타, 김종훈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동점을 내줬다.

전병두가 3회 말 2사 후 양준혁을 볼넷으로 내보내자 두산 벤치는 즉시 이경필을 투입했다. 하지만 로페즈는 '바뀐 투수의 초구를 공략하라'는 타격의 교과서대로 몸이 덜 풀린 이경필의 초구 슬라이더를 노려쳐 큼직한 홈런을 뽑아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로페즈는 "오늘 홈런을 쳐서 기쁘지만 승리의 주역은 내가 아닌 배영수다. 이제 겨우 동률을 이룬 만큼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김응룡 감독은 "이겼지만 아직 타격에 문제가 많다. 3차전에는 호지스를 선발로 내세우고, 임창용을 계투로 길게 던지게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이경필이 홈런을 맞았지만 잘 던졌다. 타선이 침묵해 아쉽다. 3차전에는 박명환을 선발로 내보내 홈에서 화끈한 승리를 얻겠다"고 했다.

대구=성백유.최준호.남궁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