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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텃밭 체험장서 학생선도 박주정 교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농촌 폐가와 텃밭을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해 비행 청소년을 선도하는 교사가 있다.

주인공은 전남공고 생활지도부 박주정(朴柱柾.37)교사. 그가 문제학생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2년 광주 K실업고에서 교사생활을 시작했을 때였다.

학교 생활지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자신의 아파트로 제자들을 데리고 갔다. 그러나 '불량 학생' 에 대한 이웃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고심 끝에 도심 외곽의 농촌 빈집을 찾아나섰다. 93년 광주시 북구 용전동에 40평 규모의 폐가를 소유한 鄭모씨를 만나 용도를 설명하고 집과 8천여평의 땅을 무료로 빌렸다.

방과 후 문제학생과 이곳으로 달려와 무.배추를 심고 토끼.닭.오리 등을 키우며 저녁에는 격의없는 대화를 나눴다.

체험학습이 효과를 발휘하자 그는 98년부터는 광주시내 13개 공고 학생을 대상으로 사육장 청소하기.씨앗 뿌리기'.벌레 잡기.발효퇴비 만들기.하천 정화활동' 등 하루 일정의 프로그램을 진행, 지금까지 모두 3천명이 다녀갔다.

그러나 주 대상은 역시 문제학생들. 폭력서클에 가입하는 등 부적응 학생 남녀 40여명이 1주일 단위로 3~4회씩 돌아가며 함께 농사 짓고 공부하는 생활을 요즘도 계속하고 있다.

광주지검.법무부 범죄예방위 광주협의회는 11일 朴교사에게 '덕천 청소년 선도대상(공직선도상)' 을 줬다.

광주=천창환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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