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씨 출두 직전 금고 인수 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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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MCI코리아 진승현(陳承鉉.27)부회장의 금융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李承玖)는 5일 陳씨가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창구로 의혹을 사고 있는 모 건설업체(본지 12월 5일자 1면)를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또 추석을 전후해 陳씨가 정치권 인사를 만나는 등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陳씨의 행적을 추궁하는 한편 이날 陳씨의 아버지를 제3의 장소에서 조사했다.

검찰은 陳씨가 도피기간 중 한나라당 국회 정무위 간사 임진출(林鎭出)의원의 보좌관을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

또 금융감독원 김영재(金暎宰.구속중)부원장보로부터 "나의 구명을 부탁하기 위해 林의원을 만났으며 이때 陳씨의 1백25억원대 비자금을 검사에서 적발한 사실을 얘기했다" 는 진술을 확보했다.

구속된 MCI코리아 전 회장 김재환(55)씨와 검찰주사보 출신 김삼영(42)씨도 정치인들과 사정기관 관계자 등을 접촉한 사실이 포착됐다.

수사팀은 또 압수수색한 업체에서 경리장부.컴퓨터 디스켓 등을 확보, 정밀 분석 중이다.

검찰은 이 회사 사장 盧모씨와 부회장 金모씨, 전 사장 李모씨 등 전.현직 임직원 5명도 소환했다.

李전사장은 "陳씨가 회사의 경영권을 장악한 뒤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자금세탁까지 해왔다" 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陳씨는 그러나 "그 회사 경영에 관여한 것은 사실이나 손해만 봤다" 며 혐의내용을 부인했다.

이 회사도 해명서를 통해 "우리는 MCI코리아와 무관하고 陳씨로부터 정당하지 못한 자금이 유입된 적도, 자금세탁한 적도 없다" 고 밝혔다.

검찰은 리젠트증권 주가조작과 관련, 이 회사 전 사장 고창곤(高昌坤.38)씨를 소환, 陳씨와의 공모 여부를 확인 중이다.

검찰은 高씨의 혐의가 드러나는대로 7일께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김기찬.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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