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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로 '문학 기행' 떠나세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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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전라도는 예로부터 소문난 예술의 고장. 이 지역 출신 시인.소설가들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고 작품 속 배경도 곳곳에 널려 있다.

문학 지망생은 작가의 열정과 혼을 느낄 수 있고 일반인은 테마여행의 즐거움을 맛볼수 있는 문학 명소를 소개한다.

◇ 남원 '혼불' =조선시대 양반집 여인들의 인생 역정을 그린 대하소설 '혼불' 을 쓴 고(故)최명희씨의 고향인 사매면 서도리에 '혼불 문화마을' 이 조성돼 있다. 이곳은 소설 속 청암부인의 생가가 있던 곳이기도 하다.

노봉마을 입구에는 문학비와 한쌍의 장승이 나란히 서 있고 동네 안에 종갓집을 복원해 소설 속의 체취를 한껏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 매안마을 입구에는 '혼불마을' 이라고 새긴 자연석을 세우고 노봉마을에 이르는 길은 '혼불의 거리' 로 이름 붙였다. 063-620-6547.

◇ 군산 '탁류' =일제 치하 암울한 풍경을 풍자와 사실적으로 표현해 낸 소설가 고 채만식씨의 '문학비' 가 월명공원에 있다.

그의 대표작 '탁류' 속 지명이 현재도 그대로 사용되는 장미동 '빼보선창' 과 창성동에서 선양동으로 넘어가는 '콩나물고개' , 둔일동 '둔배미' 등에는 소설 비가 세워져 있다.

주인공이 근무하던 '조선은행' 터와 '미두장(도박장)' 에도 비석이 건립돼 소설 속 무대임을 알려주고 있다. 063-450-6109

◇ 만경평야 '아리랑'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수리시설인 김제시 부량면 벽골제에 가면 소설가 조정래(57)씨를 기리는 '아리랑' 문학비를 볼 수 있다.

일제시대 때 우리 민족의 삶과 애환을 그린 '아리랑' 은 호남평야의 들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화강암 문학비 앞면에는 '김제 들판은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이루어 내고 있는 곳이다' 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김제 시립도서관에는 조씨의 부인인 김초혜(57)시인이 기증한 시집.평론집 등 2천6백여권이 보관돼 있다. 063-540-3733.

◇ 강진 '영랑 생가' =향토색 물씬 풍기는 영롱한 서정시를 많이 써 '남녘의 소월' 로 비견되던 김영랑(본명 윤식)시인의 생가가 강진군 강진읍 남성리에 보존돼 있다.

읍내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자리잡은 안채.문간채.사랑채와 앞마당 샘, 뒷마당의 대밭 등을 거니노라면 '사개틀닌 고풍이 툇마루에서' '마당앞 새암을' '동백잎에 빛나는 마음' 같은 시의 시구들이 절로 입 속에 맴돈다. 061-430-3675.

◇ 유달산 '박화성 문학관'=목포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유달산 자락에 우리 문단 최초의 장편 여성작가이자 여류문학계 대모(代母)인 박화성의 기념관이 있다.

목포에서 태어난 그녀는 '백화' '사랑' '내일의 태양' 등 많은 소설을 남겼다.

70여평 크기의 문학관은 육필 원고와 저서, 한국문학 태동기의 서적들, 생활 유품 등 1천8백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061-245-2953.

장대석.구두훈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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