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해상신도시 청사진에 의회 ‘시큰둥’

포항시가 발표한 해상신도시 조감도. 영일만항 남쪽 해역이며 수심은 가장 깊은 곳이10m 미만이라고 한다. [포항시 제공]

포항시가 영일만에 해상 신도시를 건설한다는 청사진을 2일 포항시의회 건설도시위원회 소속 시의원들에게 처음으로 펼쳐보였다.

‘해상 신도시 건설 기본구상안’이란 두 장의 보고서와 영상을 통한 설명이 곁들여졌다.

기본구상안에 따르면 포항시는 영일만항 남쪽 해역에▶마리나시설(요트·보트 등 레저시설), 여객선 크루즈 터미널, 워터파크 등 위락·휴양시설▶마린호텔, 고급 리조빌, 아파트 등 에너지 자급형 숙박·주거시설▶애니메이션파크▶공연문화 시설 등을 갖춘 해상 신도시를 건설한다.

해상 신도시의 후보지로 3곳을 검토했고, 그 중 제1후보지인 환여동 영일만항 남쪽 해역이 예정지로 발표됐다. 해상 신도시의 사업비 5500억원은 전액 민간자본으로 충당된다. 총 146만2000㎡ 중 110만6000㎡는 매립하고, 나머지 35만6000㎡는 수(水)공간으로 조성한다.

용도별로는 국제마리나항과 복합여객선 터미널, 이와 연계한 주거·교육·휴양·관광·문화·상업·체육 등이 복합적으로 조성돼 2020년을 목표로 건설된다. 이에 앞서 2016년까지 마리나시설·테마파크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포항시는 해상 신도시가 조성되면 2020년 첫해에 1650만명의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전망했다. 포항시를 찾는 전체 관광객은 5500만명으로 관광객 유인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복합터미널이 건설되면 포항시의 청정해역과 자연경관, 다양한 축제, 경주의 신라문화권과 연계한 크루즈 관광상품을 만들어 포항을 환동해권 최고의 관광지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해상 신도시 예정지는 대구~포항 고속도로와 12㎞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도심지와 접근성도 뛰어나다는 것이다.

포항시 김무장(52) 해상신도시 담당은 “2020년 포항시의 인구가 85만명에 이를 것”이라며 “이번 구상안은 지난해 4월 공고된 ‘2020 포항도시기본계획’에 들어 있던 해상 신도시 건설이라는 장기 비전을 구체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담당은 “해상 신도시 예정지는 수심이 10m 미만이며 지반도 양호한 편”이라며 “또 하나의 프로젝트인 영일만대교 건설은 해상 신도시와 별개로 추진된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현재 삼성중공업이 거제시 고연항에, 부산항만공사는 북항 재개발사업을 통해 해상 신도시 건설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해상 신도시 건설이 더이상 생소한 사업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보고를 받은 포항시의회 건설도시위원회는 구상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보고회에 참석한 시의원들은 “굳이 엄청난 사업비를 들여 해상도시를 개발할 이유가 있느냐” “향후 분양 등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을 경우 포항시가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는 반응을 보였다. 또 첫 보고가 너무 간단하다는 비판도 있었다.

포항시의회 안병권 건설도시위원장은 “위치에 대한 검토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자사업으로 추진할 경우 문제점을 점검하고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의회는 이런 부분을 보완한 뒤 다음달 다시 보고하라고 시에 요구했다.

송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