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원광중·고 인근 소각장 설치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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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3천여명의 학생이 공부하는 학교 바로 옆에 쓰레기소각장을 짓는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행정 편의주의에 빠져 2세들의 교육환경은 안중에도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

익산시가 부송동 원광중.고교 남쪽에 쓰레기소각장 설치를 추진해 학교 측과 사회단체 등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원광중.고교 운영위원회및 총동창회, 전교조 익산지회, 익산시민연합 등은 최근 "학교로부터 4백m밖에 안 떨어진 곳에 쓰레기 소각장을 세우려는 것은 교육을 포기하는 행위다. 부송동 소각장 건립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또 "원광중.고교 주변은 최근 개발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곳으로, 소각장이 들어설 경우 주민들로부터도 거센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고 말했다.

교통 체증과 환경오염 문제, 설치 비용 등을 감안할 때 소각장 설치 장소를 다른 곳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익산시는 지난달 말 시의회에서 '쓰레기 소각장 부지 변경 안건' 이 통과된 만큼 4억원을 들여 예정부지 2천여평을 사들여 공사를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시는 당초 현재의 예정부지에서 1㎞쯤 떨어진 부송동 택지개발지구에 소각장을 설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시의회가 장소 변경을 요구, 원광중.고교 주변으로 바꿨다.

시 관계자는 "이미 수도권 등에서 소각장 30여개를 운영 중이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특히 우리가 설치하는 소각로는 악취.공해물질이 발생하지 않는 첨단시설이다" 며 "사업을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어 예정대로 밀고나갈 방침이다" 고 말했다.

익산시는 미국.영국 업체와 공동으로 총 1백40억원을 투자해 쓰레기를 하루 45t처리할 수 있는 열분해식 방식의 소각로를 이달 말 착공, 2002년 완공할 예정이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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