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변형식품 지금까지 검사 방법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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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유전자변형식품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그러다 보니 최근엔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아 사료용으로만 쓰라는 유전자변형식품까지 수입돼 냉동 만두피로 버젓이 팔려 말썽을 빚기도 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유전자변형식품의 인체 유해성 여부에 앞서 직접 유전자변형식품을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또 현재 쓰이고 있는 판별기술에는 어떤 게 있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

◇ 가정에서는 구별할 수 없다=유전자를 변형해 만든 콩이나 벼.옥수수 등 대부분의 유전자변형식품은 맨눈으로 봐서는 기존 품종들과 차이가 없다. 유전자변형 콩으로 만든 두부나 된장의 맛.색깔 등도 천연 콩으로 만든 것과 다를바 없다.

때문에 특별히 맛과 품질이 좋은 식품이 나왔다 해도 유전자변형인지 전통 육종기술 제품인지 전문가들 조차 거의 구별을 못한다.

그러나 이를 알아내는 휴대용 검사 장비는 아직 개발이 안됐다. 유전자변형식품 판별은 아주 정밀한 고가의 장비와 기술을 가진 전문기관에서조차 2~3일이 걸린다고 한다.

◇ DNA 검사〓검사 방법을 대부분 자동화 할 수 있고 정밀해 세계적으로 유전자변형식품 판별 방법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유전자변형에 사용한 DNA와 검사하려는 식품의 DNA를 대조해 유전자변형 여부를 알아내는 방법이다.

'DNA 증폭법' 으로 불리는 이 방법은 아주 정밀해 검사하려는 DNA를 최고 1백만 배 이상 확대해 대조할 수 있다.

물론 당초 유전자변형에 사용한 DNA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어떤 가공 식품에 아주 작은 양의 유전자변형식품이 들어 있어도 금방 알아낸다. 가공되지 않는 식품의 원료나 가공된 상태에서도 웬만하면 식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DNA를 쉽게 대조할 수 있는 것은 유전자를 변형할 때 DNA의 특정 위치에 유전자를 변형했다는 일종의 꼬리표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

생명공학연구소 김환묵 박사는 "유전자를 변형했다고 공개한 식품은 판별에 전혀 문제가 없지만 음성적으로 변형한 식품은 알아내기가 극히 어렵다" 며 "한꺼번에 수백~수천 가지의 변형된 유전자를 찾아내는 기술 개발이 과제" 라고 말했다.

◇ 동물 항체에 의한 검사=형질전환한 식품 유전자를 쥐.양 등 동물에 주사했을 때 피 속에서 만들어지는 항체를 판별에 사용하는 것이다. 마치 독감 등의 백신을 만들 때 항체를 이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예를 들면 해충에 강한 옥수수를 만들기 위해 사용한 유전자와 토마토의 저장성을 좋게 하기 위해 사용한 유전자를 각각 동물에 주사하면 항체 역시 다르다. 항체의 모양이나 반응 정도에서 차이가 있는 점을 식별에 이용하는 방법이다.

유전자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항체를 참고자료로 만들어 놓으면 식별이 한결 쉬워진다. 유전자를 동물에 주사하기 위해서는 우선 형질전환에 사용한 유전자만 분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다른 유전자가 붙어 있으면 식별 결과 역시 엉뚱하게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해당 유전자를 분리한 뒤 항체를 만들기 위해 동물에 주사하고, 또 피를 뽑아 항체 검사를 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게 단점이다.

더구나 콩으로 두부를 만들었다거나 쇠고기를 불고기용으로 세게 익혀 버리면 유전자변형 여부를 알아내기 어렵다.

유전자의 주성분인 단백질이 파괴되거나 뒤바뀌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방법은 DNA검사보다 덜 활용되고 있는 편이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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