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 하락 증시에 영향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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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국고채 금리가 지난주 한때 6%대로 들어서는 등 급락하면서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하락은 주가에 호재로 통한다.

금리가 떨어지면 시중 자금이 대체 투자수단으로 주식을 찾게 되고, 기업들은 금융비용 감소로 수익성이 좋아져 주식가치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국고채 금리 하락은 현대건설 유동성 위기 등으로 투자위험 자산을 회피하려는 불안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주식시장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 긍정론〓국공채 시장으로의 자금 편중은 조만간 한계에 이를 것이고, 결국 일부 자금은 주식시장으로 흘러들 것이란 시각이다. JP 모건.시티은행 등은 국고채 3년물 금리가 7.0%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삼성증권은 당장 이번주에 6.8~7.2%의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SK증권 김준기 투자전략팀 차장은 "7% 금리는 세금을 떼면 5%를 약간 웃도는 정도" 라며 "시중 자금은 국고채 투자매력이 줄어들면서 점차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고 진단했다.

세종증권도 보고서를 통해 "국고채 금리 급락으로 회사채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며 "조만간 BBB등급(현재 11%대 금리)의 중견기업 회사채까지 수요가 일고 해당 기업들 주가도 상승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 회의론〓최근 국공채 금리하락은 금융시장 전반의 왜곡현상으로 봐야 하며, 국공채시장이 회사채시장과 완전히 단절돼 굴러가고 있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교보투신운용 윤종은 채권운용팀장은 "2차 기업퇴출과 현대건설.대우자동차 사태 등으로 금리는 불문하고 일단 안전지대로 돈을 옮겨놓자는 심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며 "국고채 금리가 떨어진다고 대체 투자수단으로 회사채나 주식을 찾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관건은 우량채권과 비우량채권간의 금리격차" 라며 "국공채 금리 폭락으로 금리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진 상황에서 주식시장에 호재가 되지 않는다" 고 지적했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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