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보다 활발히 활동하게 애로사항 챙기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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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11일 하노이 대우호텔에서 열린 수행기자단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하노이=최정동 기자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1일 조찬 기자간담회(하노이 대우 호텔)에서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와 베트남 방문의 뒷얘기를 소개했다. 그는 "한국이 아직도 세계에서 많은 기회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기업 애로 푸는 게 정부 역할"=노 대통령은 "무엇보다 우리 기업들이 참 잘하고 있다"며 "너무 잘해서 혹 미움을 받지 않을까 걱정할 만큼 아주 요령있게 잘하고 있었다"고 거듭 칭찬했다. 노 대통령은 "기업 활동에 대한 여러 가지 애로와 장애를 풀어가는 데는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기업이 보다 활발하게 활동하도록 정부의 과제를 꼼꼼히 챙기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의 방향을 잡았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한국시간) 호치민시 인근 송탄공단에 위치한 의류제조업체 한솔비나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안에서 경쟁력이 떨어져 죽는 것보다 나가는 게 낫다"며 "해외이전을 적극 지원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베트남에 한국 공단이 만들어지면 한국 기업의 해외이전을 촉진하고, (국내는) 산업공동화가 촉진된다는 논란이 있다"면서 "내 생각에는 기업은 좋은 곳에서 살아야지 불리한 곳에서 도덕심을 갖고 하는 게 아닌데, 국민정서는 좀 다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정부로서는 딜레마다. 지원하니'다 나가라는 말이냐'고 하고…"라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슈뢰더 총리와 의기투합"=ASEM 기간 중의 한.독 정상회담과 관련, 노 대통령은 "슈뢰더 총리가 '당선 이후 치른 지방선거에서 번번이 졌다''내 밑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라 퐁텐이 그만두고 나가 '왼쪽에 심장이 있다'는 책을 써 내가 우경화됐다고 욕을 했다'고 하더라"고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슈뢰더 총리가 '나는 진보도 아닌데 만날 욕만 먹는다'고 하더라"고도 했다. "동양의 지도자는 빳빳하고 자세가 굳어 있는데 슈뢰더 총리와는 무슨 얘기를 해도 편안했고, 의기투합했다"는 설명이었다.

노 대통령은 또 "밀가루 알레르기가 있는데 이번 순방 중에 컵라면을 두번이나 먹었다"며 8박9일의 인도.베트남 방문이 빡빡했음을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13대 의원 당시 김정길 의원 부인과 내 아내가 한약방에 가서 한약을 지어왔는데 한의사가 먹지 말라고 한 밀가루.돼지고기.술을 중국식당에서 한꺼번에 먹고 나서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이날 "북한이 테러 지원에 직.간접으로 관계하거나 극단적 행동을 한 것은 1987년 KAL기 폭파사건이 마지막"이라고 한 대목에 대해 김종민 대변인은 "2004년 4월 미 국무부의 연례 테러보고서도 '북한은 87년 KAL기 폭파사건 이후 테러행위를 지원한 사실이 알려져 있지 않다'고 적었다"고 설명했다.

호치민=최훈 기자 <choihoon@joongang.co.kr>
사진=최정동 기자 <choij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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