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초점] 여야 '정현준 게이트' 배후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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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방.대신금고 불법 대출사건의 핵심 관련자인 정현준(鄭炫埈) 전 한국디지탈라인 사장.이경자(李京子)동방금고 부회장이 6일 국회 증언대에 나왔다. 사건이 터진 후 공개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

감사가 열린 국회 501호 증인석 첫줄엔 鄭전사장.李부회장.장성환 유일반도체 사장이 이근영(李瑾榮)금감위원장과 나란히 자리를 했다.

鄭전 사장이 "이경자씨에게 들었다" 며 여권 실세 이름을 거명하자 회의장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현준 게이트' 에 관련된 정.관계 인사가 있는지를 집중 추궁한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단순 금융사기' 임을 입증하려고 노력했다.

◇ 정현준 사설펀드 가입자 누구냐=한나라당 서상섭(徐相燮.인천 중-동-옹진)의원은 "鄭사장이 비서실 내에 2개팀을 만들어 사설펀드를 관리했는데 사설펀드 관리팀을 별도로 운영한 이유와 사설펀드에 가입한 정치인이 누군지 밝히라" 고 촉구했다.

"여권인사 K.K.K씨와 P씨가 사설펀드에 가입한 것으로 거론됐는데 사실이냐" (嚴虎聲.부산 사하갑)는 추궁도 나왔다.

같은당 이성헌(李性憲.서울 서대문갑)의원은 특히 "鄭전사장이 10월 4~11일 서울경찰청 북창동분실 소속 경찰관을 수차례 만나 사건에 대해 설명했고, 관련 자료까지 넘겨줬는데도 10월 14일 이후 경찰 수사가 중단됐다" 며 사건의 축소.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당 김부겸(金富謙.군포)의원은 "사설펀드와 관련, 鄭전 사장과 비서실 강대균(1팀장).이영근(2팀장)씨 등 3개의 통장으로 돈이 들어왔는데 실명으로 자금관리를 한 사람이 누구냐" 고 물었다.

민주당 김경재(金景梓.순천)의원은 鄭전사장을 향해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주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과할 용의가 없느냐" 고 질책했다.

같은당 이훈평(李訓平.서울 관악갑)의원은 "이번 사건으로 신용금고업계를 어렵게 만들고 고객에게 불신감을 준 데 대해 사죄하는 길은 사실을 고백하는 길뿐" 이라며 "사설펀드에 가입한 정.관계 인사가 있는지를 명백히 하라" 고 추궁했다.

◇ 정.관계 로비했나=정.관계 로비의 창구역으로 지목된 이경자 부회장에게 질문이 집중됐다.

서상섭 의원은 "李부회장이 사실상의 오너인 신양팩토링은 사채시장의 자금이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가는 통로로 이용됐다는 의혹이 있다" 며 "李부회장의 남편인 L목사를 통해 정치권으로 흘러간 게 사실이냐" 고 물었다.

엄호성 의원은 "李부회장이 금감원 간부의 취직을 부탁받아 鄭전사장에게 L비서를 소개했다는데 사실이냐" 며 "취직을 부탁한 간부는 누구고 그 대가로 무슨 혜택을 받았느냐" 고 추궁했다.

민주당 조재환(趙在煥.비례대표)의원은 鄭전사장 등에게 "정당.국회에 로비한 사실이 있는지 밝히라" 며 "이 사건이 배후가 있는 것인지 단순 금융사건인지 분명히 하라" 고 주문했다.

이정민 기자

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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