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동네] ‘시대의 거울’신문소설 총정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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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1981년 5월 한국문단에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났다. 한수산 필화 사건이다. 중앙일보에 연재 중이던 한씨의 장편소설 ‘욕망의 거리’가 군사정부로부터 된서리를 맞았다. 남녀간의 만남과 사랑을 다른 대중소설임에도 당국은 소설에 군데군데 나오는 군인과 베트남 참전용사에 대한 묘사가 당시 집권층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작가와 정규웅 중앙일보 문화부장 등을 연행·고문했다.

이처럼 신문소설은 한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다. 다른 어떤 장르보다 사회변화를 잘 드러낸다. 신문소설 연구에 천착해온 한원영(전 주성대 학장)씨가 『한국신문연재소설의 사적 연구』(전 2권·푸른사상)을 냈다. ‘신진사문답기’(1896년 한성신보)부터 1990년대 작품까지 한국 신문소설의 발자취를 정리했다.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가 그대로 노출된다. 단행본으로 출간된 신문소설 목록, 신문소설 연표 등도 상세하게 정리했다.

저자는 “신문소설은 전부가 통속소설이라고 폄하해선 안 된다”며 “여느 본격소설과 마찬가지로 시대상황과 함께해왔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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