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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희 MBC '엄마야 누나야' 출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육남매' 의 '똑사세요' 로 안방극장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장미희가 이번에는 '푼수엄마' 로 변신했다.

4일 첫방송하는 MBC 새 주말극 '엄마야 누나야' 에 장미희는 20여년 전 아들 없이 단산을 한 장학수(조경환) 집안의 대리모가 되어 체외수정으로 이란성 쌍둥이를 낳은 영숙으로 등장한다.

쌍둥이 중 아들 경빈(고수)은 학수의 가족이 데려가고, 영숙은 전자제품 회사 판매사원으로 일하며 딸 승리(김소연)와 단둘이 살아간다.

이런 영숙을 장미희는 남들 몰래 대낮 여관에서 정을 통하는 판매소장(정성모)에게 애교를 부리는 모습이나 서로 예쁜 옷을 입으려고 딸과 다툼을 벌이는 모습에서 그야말로 '철없는 엄마' 로 그려낸다.

시사회장에서 만난 장미희는 자신의 연기에 내내 쑥쓰러운 듯 웃음을 터뜨리면서 기자에게 "닭살 돋지 않았냐" 고 반문하는 여유를 보였지만 정작 역할을 맡기까지는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단다.

'육남매' 를 함께 만든 이관희 PD에게서 제안을 받고 만나는 사람마다 자신에게 이 역할이 맞는 지 자문을 구했을 정도.

"잘못하면 영 망가진다 싶었는데 99%가 어울리지 않는다고들 하니까 오히려 오기가 생겼어요. 위험부담을 감당하지 않으려는 게 나이 드는 것 아닐까, 1%의 가능성에 도전하자, 그렇게 마음 먹었지요. "

엄마와 같은 가전제품 회사에 생산직으로 근무하는 딸 승리는 오히려 일찍 철이 든 편. 엄마에 대한 나쁜 소문을 수군거리는 동료들에게 주먹을 날리는 일도 마다 않고, 절친한 동료인 찬미(배두나)에게 추근대는 상사를 꾀를 내어 혼내주기도 한다.

승리 역의 김소연은 전작 '이브의 모든 것' 에서의 악녀 이미지를 벗고 싶었던 듯 "의협심 넘치고 씩씩한 승리의 성격이 대본을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었다" 고 말했다.

불교학과를 나온 장미희와 연극영상학부에 재학중인 김소연은 알고 보니 동국대 선후배 사이. 장미희는 김소연에 대해 "에너지 넘치고 젊으면서도 연기력 있는 배우" 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극중 나름대로 오손도손 살아가던 이들 모녀의 작은 행복은 오래가지 않는다.

노름판에서 빚을 진 판매소장이 공금을 횡령, 영숙과 함께 도망을 치기 때문. 영숙은 승리가 장래를 위해 학수의 집에 찾아가도록 하고, 20여년 숨겨온 비밀이 드러나면서 학수의 집안은 이른바 가족정체성 문제에 부닥친다.

작가는 KBS에서 '젊은이의 양지' '첫사랑' 등 히트작을 내놓았던 조소혜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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