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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유엔의 날 기념식 앞둔 이상옥 유엔한국협회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최근 유엔에서 한국의 위상이 크게 높아지고 있어 보람과 긍지를 느낍니다. "

유엔 창설 55주년을 맞아 25일 서울 롯데호텔 사파이어룸에서 열리는 유엔의 날 기념식 준비에 분주한 이상옥(李相玉.66.전 외무부장관)유엔한국협회 회장은 "국제사회에서 유엔의 비중과 역할이 날로 커지고 있는 만큼 활발한 교류를 통해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데 더욱 힘쓰겠다" 고 다짐했다.

1990년 12월부터 93년 2월까지 외무부장관을 맡아 북방외교의 실무 책임자로서 러시아.중국과의 수교를 비롯,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등 굵직굵직한 외교 현안을 진두지휘했던 李회장에게 '유엔' 이 주는 감회는 남다르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동서 해빙무드가 조성되는 등 당시 유엔 가입을 위한 제반 여건이 급속히 갖춰졌어요. 하지만 남북한 동시 가입이 동서독의 경우처럼 통일기반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란 우리측 주장과 달리 북한은 분단을 고착화할 뿐이라는 종전의 논리를 굽히지 않아 애를 먹었습니다. "

또 그때까지 거부권을 행사했던 러시아는 90년 수교 후 지지 입장을 분명히 한 반면 중국의 태도가 불분명해 끝까지 가슴을 졸여야 했다고 회고했다.

"다행히 중국도 국제사회의 대세를 거스를 수 없었던지 나중에는 북한측에 '유엔에 함께 들어가라' 고 설득할 정도였어요. 그 때 흘린 땀이 요즘 남북 화해라는 열매를 맺는 밑거름이 됐다고 봅니다. "

97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전직 외교관 등 2백여 회원들과 함께 매년 전국 대학생 모의 유엔회의를 주최하고 유엔 관련 각종 국제세미나를 여는 한편 유엔 산하단체들과 활발한 교류를 펼치며 민간 외교의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

"유엔 가입 10주년이 되는 내년에는 기념 전시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펼칠 계획" 이라는 李회장은 "격변의 90년대 외교사를 후배 외교관들을 위한 사료(史料)로 남기기 위해 회고록을 준비 중" 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는 주한 외교사절 80여명과 유창순 전 국무총리.이정빈 외교통상부장관 등 국내외 인사 2백50여명이 참석, ' 세계평화를 추구하는 ' 유엔의 기본정신을 되새기고 상호 우의도 다질 예정이다.

글=박신홍,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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