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레이더] 외국인 순매수 이어질지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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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지난주 우리 증시는 철저히 미국 증시를 따라 울고 웃었다.

미국 대표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속속 발표되면서 나스닥시장이 출렁거렸고 우리 증시는 더 큰 폭으로 요동쳤다.

장 중 한때 종합지수 500선이 무너지는 심각한 국면도 맞았으나 정부의 증시안정 대책이 나와 가까스로 회복했다(18일). 그런가 하면 주말(20일)에는 나스닥 폭등세와 함께 외국인들이 무려 2천5백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는 바람에 급등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최근 우리 증시는 미국 증시 움직임에 연동되는 경향이 날로 강해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주 장세의 열쇠도 미국 증시가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미국 증시의 불안과 변동성이 다소 완화될 전망이라는 점이다.

미국 기업의 3분기 기업실적 발표는 월말까지 계속되지만 굵직한 기업의 발표는 대개 마무리됐고 재료가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월가에서는 현재 주가가 바닥국면이라는 견해가 늘고 있다. 주말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계속했다.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인지, 안정세로의 전환인지 앞으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지난주 순매수로 전환한 외국인들이 이번주에도 매수 기조를 이어갈지가 관심의 초점인데 아직은 점치기가 어렵다.

미국 증시의 향배를 좀더 두고봐야 하는데다 국내 기업.금융 구조조정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가는 등 제반 변수가 아직 불투명해서다.

나머지 해외요인의 단기적인 움직임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하다.

반도체값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고 유혈종식 합의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이 계속되면서 주말 국제유가는 다시 올랐다.

시장 내부적으로는 지수 500선이 바닥권이라는 공감대가 서서히 형성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시황 분석가들은 해외 악재는 웬만큼 노출됐고 이로 인해 주가도 많이 내린 셈이어서 추가로 큰 충격을 주기는 어렵다고 본다.

외국인들이 대량 매도세로 돌아서지 않고 곧 드러날 기업퇴출 작업의 결과가 크게 실망스럽지만 않다면 제한적이나마 반등을 기대할 만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주에는 치열한 탐색 속에 반등 종목 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낙폭이 컸던 우량주나 현금흐름이 좋은 종목 등이 유리할 전망이다.

지난 주말 디지탈라인의 부도에서 보듯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기업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탓이다. 기업 구조조정이 궤도에 오른 시점이라 더욱 그렇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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