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정상회의 "팔레스타인 보호"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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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21일 15명의 국가원수 등 아랍연맹 22개 회원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이집트 카이로에서 개막한 아랍 특별정상회담에서 이스라엘 점령지 내 팔레스타인인의 보호를 유엔에 요청하는 내용의 성명서 초안이 마련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회담에서 팔레스타인과 예멘은 팔레스타인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국제평화유지군을 현지에 파견하라고 촉구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회원국들에 10억달러(약 1조1천억원)의 팔레스타인 원조기금을 조성하자고 제안하고 이중 2억5천만달러를 부담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제는 "아랍국가들이 이스라엘과의 모든 외교관계를 단절하자" 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대표단은 "원유를 무기로 해서 미국 등 서방에 압박을 가하자" 고 호소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한 에자트 이브라힘 부통령은 "점령당한 아랍영토의 해방을 위한 성전에 나서자" 고 주장했다.

하지만 리비아 대표단은 다른 회원국들의 대응책이 미온적이라고 비난하면서 퇴장했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20일 저녁 TV방송에 나와 "아랍 특별정상회담이 끝난 뒤에도 평화가 회복되지 않으면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을 무기한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 중" 이라고 말했다.

바라크의 이같은 강경 발언은 극우 리쿠드당의 아리엘 샤론 당수와 면담한 이후 나온 것이다.

바라크가 리쿠드당과 연정에 합의하면 팔레스타인에 더욱 강경한 입장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20일 열린 유엔 총회는 찬성 92, 반대 6, 기권 46으로 최근 중동사태에서 이스라엘이 과도하게 무력을 사용했다는 내용의 대(對)이스라엘 규탄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나블루스 등에서 20일 오후(현지시간) 또다시 충돌, 최소한 13명이 숨지고 2백50여명이 다쳤다.

이에 따라 양측이 설정했던 48시간의 충돌 유예기간은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예루살렘=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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