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주, 하락때도 한 무리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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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동반 하락 위험이 큰 그룹 관련주는 피해 가라. '

올 들어 대규모 기업집단의 경영 불안 확산으로 그룹 소속 종목들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요 그룹 총수들의 보유주식 평가손도 1조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구조조정과 투명성에 대한 의문 등으로 그룹 소속 종목들이 동반 하락하는 경향이 뚜렷한 만큼 매매대상을 중소형 우량주와 경기방어주로 좁혀야 한다" 고 지적하고 있다.

◇ 그룹 소속사 주가 가파른 하락=18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삼성.LG 등 10대 그룹의 시가총액은 지난 17일 현재 74조8천9백46억원으로 연초의 1백58조7천7백40억원에 비해 52.8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 전체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3백57조7천7백33억원에서 1백92조1천2백52억원으로 46.30% 줄었다.

그룹 소속 종목들의 하락세는 최근 들어 특히 심해지는 추세다.

삼성증권이 지난 7월 10일부터 이달 17일까지 3개월여 동안 그룹.비그룹 종목들의 시가 총액 변화를 조사한 결과 2개 이상의 계열사가 상장돼 있는 그룹 소속사의 시가총액이 47.3% 줄었다. 이에 비해 비그룹 종목의 시가 총액은 22.6% 감소하는 데 그쳤다.

삼성증권 정현 선임연구원은 "그룹주는 해외 변수와 국내 경제 리스크, 해당 기업이 속한 산업 리스크에 소속 그룹의 구조조정.투명성 문제에 따른 '그룹사 리스크' 까지 떠안고 있다" 며 "당분간 그룹사에 속해 있지 않는 기업 중 실적이 호전되면서 기업가치가 우수한 기업과 경기 방어주.배당 유망 종목을 방어적으로 매매하는 것이 낫다" 고 말했다.

◇ 총수들 올 평가손 1조원=주가 하락으로 대기업 총수들의 평가손도 급증하고 있다.

대우를 제외한 10대 그룹 회장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지난 17일 현재 7천9백31억원으로 연초의 1조8천3백51억원에서 56.78%(1조4백20억원) 줄었다.

평가손은 삼성 이건희 회장이 5천4백2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 정몽헌 회장 2천6백15억원, SK 최태원 회장 8백5억원, 한진 조중훈 회장 7백53억원, 한화 김승연 회장 4백17억원 등의 순이었다.

그룹별 감소율은 LG가 74.51%로 가장 높았고 ▶한화 68.80%▶삼성 54.07%▶한진 53.87%▶현대 53.48%▶금호 44.94%▶롯데 42.32%▶쌍용 36.33%▶SK 34.65% 순이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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