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 5년 만에 SBS시트콤 주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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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맡은 역이 소심하고 무능한 기자에요. 근데, 과연 기자 중에 무능한 분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어떤 배역보다 소화하기 힘들어요."

6일 오후 SBS 일산 제작센터에서 열린 주간시트콤 '혼자가 아니야' 제작발표회. 주인공을 맡은 신동엽(33)이 모여든 기자들을 의식하고는 특유의 재치를 발휘한다. 분위기가 금세 가벼워졌다.

세련된 웃음 제조기로 방송가 '섭외 0순위'대접을 받고 있는 그가 오랜만에 시트콤에 복귀한다. 1999년 종영된 MBC 청춘시트콤 '남자셋 여자셋' 이후 5년만이다.

오는 11일 첫 방송되는 '혼자가 아니야'는 무능한 잡지사 기자가 수호귀신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는 자아를 찾아간다는 로맨틱 판타지물. 귀신 역은 그의 중.고교(청운중.경복고) 1년 선배인 공형진이 맡는다.

"늘 특종을 놓치고 뒷북 치다 상사에게 구박 받고 회사에서 퇴출될 위기에 몰리지요. 대다수 사람들이 공감하는 입장 아닐까요?" 그는 "실패해서 넘어지더라도 혼자가 아니니 기운을 내라는 메시지를 전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런 의욕에도 불구하고 매주 월요일 밤 9시대라는 방송 시간에 대해서는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타 방송사 메인 뉴스와 경쟁을 한다는 게 어떤 결과를 빚을지 정말 모르겠다"며 연신 엄살을 부렸다.

자신을 특급 스타로 만들어준 '남자셋 여자셋'에 대한 기억 때문일까. 신동엽의 시트콤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그는 "시트콤은 시청자들에게 가장 깊이 있는 웃음을 주는 장르"라며 "내 꿈은 야한 이야기를 다루는 심야 성인 시트콤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촬영 일정에 쫓기는 국내 제작여건으로는 시사회 뒤 재미가 없으면 재촬영을 하는 '프렌즈'나 '섹스 앤 시티' 등 외국 시트콤과 경쟁이 안된다"며 안타까와하기도 했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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