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희 의학전문위원에게 물어 보세요] 항문주위 짓물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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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문> 요즘 들어 항문주위가 짓물러 걱정이 됩니다. 어떤 병인지, 치료는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요. (전북 43세 직장여성 K)

<답> 항문이 짓무르는 원인은 크게 이 부위에 피부병이 생겼거나 치루 때문입니다.

항문 주변은 살이 접히는데다 습하기 때문에 균이 자라기 좋은 곳입니다. 흔히 무좀이나 캔디다 같은 곰팡이 균이 잘 자라는데 다행히 이곳은 피부가 얇아 항진균제를 바르면 치료가 잘 됩니다.

통상 1주 정도 바르면 좋아지지만 남아있던 곰팡이 균이 재발할 수 있으므로 한 달 정도 발라주는 게 좋습니다.

짓무른 부위가 아프진 않은지요.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피부가 짓무르기도 하는데 이때는 입술에 헤르페스가 생기듯 따갑고 물집이 생기다가 터지면서 진물이 나오거든요. 헤르페스는 아시클로바라는 항바이러스연고를 발라주면 도움이 되지요.

짓무른 부위가 가렵진 않나요? 이땐 항문소양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이 병은 곰팡이나 바이러스 감염이 아니면서 가렵고 짓무르는 게 특징이죠. 성격이 예민하고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에 많은데 이런 사람들은 통상 용변 후 항문 주변을 화장지로 박박 닦는 바람에 피부가 손상되고 진물이 나기 쉽거든요. 이땐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라줘야 해요.

항문주위 피부건강을 위해선 평상시 용변 후엔 휴지 대신 가급적 샤워나 비데를 사용해서 물로 씻고 깨끗이 말리는 게 가장 좋습니다.

치루란 항문 안쪽 벽에 머리카락 굵기 정도의 퇴화된 구멍이 있는 부위가 곪아터지면서 항문주변 피부까지 구멍이 생기고 분비물이 나오는 병입니다.

이 병은 진단이 내리면 약으로 치료할 방법은 없고 수술을 해줘야 합니다.

이처럼 항문주변이 짓무를 수 있는 경우가 많고 치료법도 제각각이므로 우선 일반외과의사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해요.

◇ 문의내용은 정보과학부팩스(02-751-5627)로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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