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먹고 먹히는 세 팀, 얽히고설킨 2위 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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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프로배구 2위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2009~2010 V리그 남자부는 21일 현재 삼성화재(18승3패)가 1위를 달리는 가운데 현대캐피탈·대한항공·LIG손해보험 세 팀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현대캐피탈이 20일 KEPCO45전을 승리하며 15승6패를 기록, 한 발짝 앞섰다. 그 뒤를 대한항공과 LIG가 나란히 14승6패로 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들 간 차이는 없는 셈이다. 매 경기 승패에 따라 2~4위가 뒤바뀌기 때문이다. 치열한 2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르려면 맞대결에서 승리해야 한다. 경쟁자를 상대로 거둔 승리는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특히 2위를 다투는 세 팀 사이에 먹이사슬이 형성돼 더욱 흥미롭다. 먼저 먹이사슬을 끊는 팀이 2위 전쟁에서 한발 앞설 수 있다.

먹이사슬은 대한항공→현대캐피탈→LIG→대한항공으로 연결된다.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올 시즌 2승1패를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부진으로 진준택 감독이 물러나고 신영철 감독대행 체제로 바뀐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을 제물로 상승 기류를 탔다. 신 감독대행 체제의 대한항공은 2라운드에서 현대캐피탈을 3-0으로 셧아웃시키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후 11경기에서 10승1패로 날아올랐다. 대한항공은 3라운드에서도 현대캐피탈을 3-2로 꺾었다. 권혁삼 대한항공 사무국장은 “예전부터 현대캐피탈을 상대로는 해볼 만했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에 밀리고 있는 현대캐피탈은 LIG에는 확실한 천적이다. 지난 시즌까지 30승1패로 철저히 제압했다. LIG는 1라운드에서 현대캐피탈을 꺾고 상대 전적 13연패에서 탈출했지만 천적의 벽은 넘지 못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2라운드 첫 경기에서 6전승을 달리던 LIG를 제압, 먹이사슬을 되살리며 LIG의 상승세를 꺾었다. 현대캐피탈은 3라운드에서도 승리, 상대 전적 2승1패로 앞서 있다.

LIG는 대한항공과 2승2패로 팽팽하다. 1, 2라운드에서는 이겼지만 3, 4라운드에서는 졌다. 그래도 지난 시즌 2승5패로 열세였던 것과 비교하면 나은 편이다. 박기원 LIG 감독은 19일 대한항공에 패하며 4위로 밀려난 후 “지금 시점에서 순위는 숫자에 불과하다. V리그를 다시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새 출발을 할 것”이라며 각오를 드러냈다.

24일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 30일 현대캐피탈과 LIG의 대결이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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