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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르는 중국 경제 … 4분기 10.7% 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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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중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에 10.7% 성장했다. 2009년의 연간 성장률은 8.7%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의 ‘바오바(保八:8% 성장률 사수)’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1일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33조5353억 위안(약 5566조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올해엔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이런 기대감 뒤엔 ‘과잉회복’을 예방하기 위한 긴축조치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래서 요즘 국제 금융시장은 불안하다. 쓰는 데 문제는 없지만, 깨질까 조심스러운 유리그릇 같다.

불안의 근원은 세 가지다. 너무 잘나가서 문제인 중국, 중심을 못 잡는 미국의 지도력, 마음대로 안 되는 기업 실적이다.

중국이 기대 이상으로 버텨준 덕에 지난해 세계경제는 고비를 넘겼다. 지금은 이게 되레 문제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 10.7%는 회복이라 하기엔 너무 높다. 과열에 가깝다. 중국이 금리를 언제 올릴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일본의 노무라증권은 2~3월 조기 인상을 전망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은 한결같다. 충격을 주는 출구전략은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왕궈웨이(王國衛) 화안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출구전략이 시행되더라도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의 조바심은 크다. 중국 정부가 일부 은행에 대출을 자제하도록 했다는 소문에 20일 세계 증시는 1~3% 동반 하락했다. 중국 변수의 영향이 이렇게 커진 것은 미국의 리더십이 흔들린 탓이 크다. 미국 민주당은 보궐선거에서 텃밭에서도 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패배로 받아들여진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금융계를 강하게 압박하고, 고강도 규제책을 내놓았지만 월가는 밀리지 않는 분위기다. 게다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모건스탠리·씨티 등의 4분기 실적의 개선 폭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 소비자 금융 부문이 좋아지고 있다는 파이낸셜 타임스(FT)의 분석이 그나마 위안이다.

한편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6포인트(0.45%) 오른 1722.01로 마감됐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서울=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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