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 대선 레이스] 고어-부시 TV토론 "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미국 대선 후보들의 운명을 가를 TV 토론이 하루 앞(현지시간)으로 다가왔다. TV토론은 3일, 11일, 17일 등 세번 예정돼 있으며 첫 토론은 3일 밤 보스턴의 매사추세츠대 존 F 케네디 대통령 기념관에서 열린다.

이날 프로야구 플레이오프가 있지만 언론은 지난 여름 두 당 전당대회 때보다 훨씬 많은 시청자들이 TV 앞에 앉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권자들이 앨 고어(민주당)와 조지 W 부시(공화당) 후보가 한 자리에서 맞붙는 것을 처음으로 보게 된다.

리처드 닉슨(1960년), 제럴드 포드(76년), 월터 먼데일(84년), 마이클 듀커키스(88년)와 조지 부시(92년) 후보 등은 TV토론에서 밀렸고 그해 대선에서 패했다. 그 만큼 미 대선에서 TV토론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강하다.

현재 고어와 부시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수없이 엎치락 뒤치락을 거듭한 끝에 백중세를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언론은 60년 케네디 대 닉슨의 토론 이후 이번처럼 사활이 걸린 토론은 없었다고 평가한다.

양 캠프는 수없이 많은 가상 토론을 벌이면서 막바지 준비에 여념이 없다.워낙 신경전이 뜨거워 양측이 세부사항을 합의하는 데 6일이나 걸렸다.두 후보 진영은 실내온도는 섭씨 18도로 하고 박수부대는 동원하지 않기로 했다.

고어 후보측은 예비선거 토론 때처럼 청중석을 돌아다니며 얘기할 수 있도록 옷섶에 무선 마이크를 달자고 주장했지만 부시 후보측 반대로 채택되지 않았다.

또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부시 후보측이 상반신이 더 많이 보이도록 하기 위해 연설대를 낮추자고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연설대 높이는 양측 다 1m20㎝다.

많은 사람들은 정책 파악 능력이 뛰어나고 토론회 경험이 풍부한 고어가 유리할 것으로 본다.그러나 버클리대 정치학 교수 넬슨 폴스비는 "부시 후보의 경우 결정적 실수만 않는다면 성공작이다.

반면 고어 후보는 워낙 기대치가 커 작은 실수만 해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고 지적했다.

그런 상황을 극대화하려는 듯 부시 후보측은 "토론에 관한 한 세계 챔피언급인 고어 후보와 토론하게 돼 영광" 이라고 상대방을 치켜세웠다.

고어 후보측에선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물리친 부시 후보도 대단한 토론가" 라고 맞받았다.

워싱턴=김진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